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승부수…美정국 '혼돈 속으로'

입법전쟁 더는 승산 없다 판단한 듯
2차 셧다운 막되, 지지층 결집 '의도'
민주당 법적 대응·여론전 올인할 듯
트럼프 "우리가 이길 것"…정국 급랭
  • 등록 2019-02-16 오전 4:40:16

    수정 2019-02-16 오전 10:00:40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대선공약이자, 최우선 국정과제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날(14일) 미국 상·하원을 잇따라 통과한 예산안에 서명, 제2의 셧다운(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폐쇄) 사태는 막되, 국가비상사태 카드를 통해 부족한 예산을 메워 예정대로 국경장벽을 건설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법적 소송 등 민주당의 극렬한 반발이 이어질 것이 자명한 만큼, 워싱턴 정가는 과거 ‘1차 셧다운 정국’에 못지않은 ‘살얼음판’을 걸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정국이 급격히 냉각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마약, 폭력조직, 인신매매 등은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예산안 처리 시한인 이날 예산안에 서명한 직후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복안이다.

앞서 공화당이 과반을 점한 상원은 전날 찬성 83·반대 16으로 예산안을 가결했으며,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도 찬성 300·반대 128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 카드라는 ‘승부수’를 던진 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과의 예산 싸움은 더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제2의 셧다운을 통한 기 싸움이 재현될 경우 자신에 대한 책임론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던 지난 1차 셧다운 정국을 통해 경험한 탓이다. 동시에 2020년 재선을 앞두고 더는 민주당이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하는 한편,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번 예산안에 포함된 장벽자금이 불과 13억7500만 달러밖에 안 된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치(57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숫자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부의 마약단속기금 25억달러, 군사건설예산 35억달러 등 모두 70억 달러를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부족분을 메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가비상사태 선포 카드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 파급력이 큰 사안이다. 자칫 여야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왼쪽)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의 행위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헌법에 부여한 의회의 배타적인 돈지갑(예산) 권한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회는 의회에서, 법원에서, 대중 속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헌법적 권한을 지킬 것”이라며 법적 소송 및 여론전을 통한 대(對) 트럼프 공세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대법원에서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민주당 등의 법정 대응에 이미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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