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좇는 대체투자]국민연금 어디 투자?…일상 된 따라하기

투자금 몰리는데 딜 분석 능력 부족
타기관이 성공한 분야에 묻지마 투자
투자처 쏠리며 동반부실 위험 커져
  • 등록 2019-03-20 오전 5:20:00

    수정 2019-03-20 오전 5:20:00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국내 대형 투자기관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임기 내내 전임자가 뿌려놓은 투자부실을 털어내는데 골머리를 앓았다. 중간에 무산된 국내외 대체투자 프로젝트에서 천문학적 부실이 났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7∼8년간 대략 3500억원. 이 기간 이익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는 “딜에 대한 치밀한 분석보다는 그때그때 유행을 따라가는 투자패턴에 급급한 결과”라며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서 예기치 못한 부실이 많이 드러났다”고 토로했다.

국내 대체투자는 유행에 민감하다. 특정 투자가 성공하면 유사한 투자처에 자금이 눈덩이처럼 몰리는 군집현상, 쏠림현상이 극명하다. 투자자금이 계속 밀려드는 상황에서 대체투자 그 자체의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딜을 분석하고 주도할 수 있는 기관의 역량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행을 좇는 따라하기 투자, 묻지마 투자는 부실 가능성을 높인다”며 “투자 프로세스를 합리화하고 전문성과 정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기금과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요즘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인프라(발전소·도로· 항만· 철도 등)와 부동산이다. 최형돈 국민연금 해외대체실장은 “국민연금이 2010년대들어 부동산과 인프라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해 재미를 보니 다른 기관에서도 이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동산 투자는 이미 캡(한도)이 모두 찼다”고 말했다.

대체투자펀드(특별자산+부동산+혼합)내 자금흐름은 이 같은 현실을 투영한다. 19일 금융투자협회 분석에 따르면 2018년말 현재 특별자산펀드(혼합펀드 포함 72조7495억원)에서 국내외 인프라에 투자된 자금은 41조1732억원으로 비중이 56.6%에 달했다. 전체 대체투자펀드 투자금(149조7591억원)의 4분의 1이 넘는 규모다. 항공기와 선박분야 투자는 각각 3조697억원, 2조6492억원으로 그 비중이 3∼4%대, 다른 실물투자는 0%대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부동산펀드에선 임대형이 29조3940억원으로 그 비중이 38.2%를 차지했다. 대출형은 13조3763억원으로 17.4%, 개발형(3조6142억원)과 리츠형(2조5499억원)은 각각 4.7%, 3.3%에 그쳤다.

투자자산은 점차 다양화되고 있지만 특정 투자처에 자금이 몰리는 쏠림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운용사 대표는 “한 기관이 특정 투자처에서 짭짤한 수익을 내면 다른 기관이 이를 좇다 과열이 되고 그러다 수익률이 떨어지면 잠잠해지다 다시 새로운 딜이 성공하면 유사 딜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정삼영 대체투자연구원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대체투자는 일정 포지션이 유지될 뿐 국내 시장처럼 쏠림현상이 나타나진 않는다”며 “제한된 정보내에서 다른 기관 추종하기에 급급하다 자칫 동반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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