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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중기 특화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현재 2기 중기 특화 증권사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상반기 3기 출범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금융위도 당분간 중기 특화 증권사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전문화·특화정책을 폐지하기로 한 만큼 제도 유지에 회의적이다.
금융위 “기대만큼 성과 미치지 못해”…회의적 반응
금융위 관계자는 26일 “초대형 투자은행(IB) 등 증권사의 대형화는 진전됐으나 특화·전문증권사 유도는 기대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며 “특화 증권사 육성 전략에도 전문화·특화 증권사가 많이 증가하지 않아 특화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화·특화 증권사는 지난 2001년 5개사에서 지난 3월말 현재 11개사다. 그나마 2016년4월 제도 도입으로 6개사를 특화 증권사로 지정해 11개사를 유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기 특화 증권사를 당장은 유지하지만 이를 고도화할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로 변화를 줄지 고민 중”이라며 “좀 더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친 후 앞으로의 제도 운영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기 특화 증권사가 체감하는 인센티브의 수준은 낮다. 중기 특화 증권사 관계자는 “특화 증권사로 지정돼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며 “각사마다 불만사항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초대형 IB로 지정됐을 때의 혜택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추진 목적은 이해하지만 실질적으로 활동을 독려할 만한 지원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제도를 이대로 둔다면 내년 3기 활동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6개 특화 증권사, 지난 1년 실적 ‘참담’
지난해 2기로 선정된 유안타·유진·코리아에셋·키움·IBK·SK증권 등 6개 중기 특화증권사의 지난 1년의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유진·IBK투자증권의 기업공개(IPO) 주관 건수는 각 2건, SK·유안타증권은 각 1건에 그쳤다. 키움증권만 8건의 IPO를 성사시키며 체면치레했다. 6개사 전부를 합쳐도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14건과 같다.
크라우드 펀딩 중개 역시 실적이 미미하다. 올 들어 국내 증권사의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중개 건수는 IBK 2건, 유진투자 1건이 전부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해 1건만 있었을 뿐 그 이후 실적이 없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운용 여부가 중기 특화 증권사 라이선스 심사의 주요 배점 사항이었단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 수요자인 중소·벤처기업이 중계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지분 증권을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받는 형태로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중소기업이 중기 특화 증권사와 거래를 하더라도 차별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굳이 선호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중기 특화 증권사를 통해 M&A나 IPO를 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IB와는 차별된 서비스나 혜택이 있어야 하는데 중기 특화 증권사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중기 특화 증권사의 방향을 ‘IB 특화 증권사’ 또는 ‘WM(웰스 매니지먼트)특화 증권사’ 등 각자의 특징을 살려 영업할 수 있도록 제도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