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②] 합성누드 女스타, 아날로그적 대응방식의 허와 실

  • 등록 2009-02-23 오전 11:18:32

    수정 2009-02-23 오후 5:31:17

▲ 상반신 합성 누드사진으로 곤욕을 치른 김아중.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예인 합성누드사진 사건은 해마다 수십 건씩 발생한다.

필자가 기자시절이던 10년 전에도 인기 연예인 30여 명의 합성 누드사진이 나돌아 충격을 줬고 그 가운데는 실제 실형을 받은 범죄자도 있었다.

대다수 연예인들은 사건이 날 때마다 매번 법적조치 운운하며 강경대응에 나선다. 실제 범인까지 잡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연예인들의 대응 태도는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이번에도 합성사진 유출로 곤혹을 치른 김아중이 소속사를 통해 재범방지 차원에서 법률적 제재를 가할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뿌리 채 뽑히는 것은 아니다. 제 2,3의 피해자가 생겨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왜 그럴까. 법적 조치가 약해서? 아니다.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근본적인 것을 해결하기에 앞서 가지치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점에서 국내 연예인들은 2002년 독일 테니스 챔피언 슈테피 그라프의 대응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슈테피 그라프는 지난 2002년 5월 다국적 기업 포털사이트를 상대로 한 '가짜 누드사진 게재 불가요구 소송' 1, 2심 모두에서 승소했었다. 당시 판결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연예인 가짜 누드사진과 관련 사진이 게재된 웹사이트 측에도 책임을 물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사건의 발단은 다국적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그라프의 얼굴 사진과 다른 여성의 누드 사진이 합성된 '가짜 그라프 누드 사진'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그라프는 변조된 사진의 삭제를 요구했고 비슷한 사진이 또 다시 게재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이 회사에 요청했지만 회사는 당장의 사진 삭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미래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뭐라고 약조를 해 줄 수 없다고 밝히면서 소송까지 하게 이르렀다.

하지만 독일 법원은 두차례에 걸쳐 "자사 웹사이트의 내용물에 책임을 지고 앞으로 그라프의 가짜 누드 사진이 게시판에 뜨지 않도록 조치하라"며 그라프 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 법원은 향후 비슷한 사진이 또 다시 올라올 경우엔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일부에서는 가짜이건 진짜이건 누구나 언제든지 인터넷에 게재가 가능한 것에 대해 웹사이트가 책임을 지는 것은 인터넷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월권행위라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국내 정서를 고려할 땐 인권이 인터넷의 자유에 앞서는 분위기다.

슈테피 그라프의 사례로 볼 때 합성 누드 피해를 입는 연예인들은 관련 사진은 물론 해당 게시판의 삭제나 검색 제한을 포털 업체에 요청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연예인들은 대응에 감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유포자들을 처벌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디지털과 온라인 시대를 제대로 이해 못한 아나로그적 방식이다.

사건을 촉발시킨 해당 당사자들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포털의 주요 기능이자 인터넷의 가장 큰 폐해 중 하나인 루머의 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음란사이트의 경우 국내 포털 업체들이 정부와 손잡고 일부 네티즌들의 접속을 원천봉쇄 하고 있기도 하다. 제 2,3의 피해자를 정말 막고 싶다면 개개인의 법적조치 보다 포털업체와의 연계를 먼저 고려해봄이 어떨까. 물론 1차 유포자에 대한 권고와 재발방지도 따라야 하겠지만 말이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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