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상도유치원 사고, 세월호 교훈 잊었나

  • 등록 2018-09-10 오전 6:30:00

    수정 2018-09-10 오전 6:3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지난 6일 밤 11시 22분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붕괴위기에 내몰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세대주택 건축을 위해 쌓아놓은 흙막이가 비에 젖어 아래로 무너지면서 유치원 건물이 주저앉은 것이다. 한밤중에 사고가 발생했기에 망정이지 122명의 원생들이 다니는 대낮에 사고가 일어났더라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선 대규모 땅꺼짐 사고가 일어났다. 이 아파트 옆 오피스텔 공사장에 설치한 흙막이 시설이 무너지면서 인근 도로와 아파트 주차장까지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있는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무너졌다.

세 사고의 공통점은 모두 사전에 이상 징후를 보였다는 것이다. 사고의 원인이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상도유치원은 이미 지난 3월 붕괴 경고가 있었다. 상도유치원은 건물 바로 옆에 다세대주택 신축 공사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에게 건물 안전 진단을 의뢰했다. 이 교수는 “변성암의 일종인 편마암으로 구성된 지반이기 때문에 철저한 지질조사 없이 설계·시공을 하면 건물의 붕괴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치원이 이 교수의 의견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담당 구청에 제출했지만 구청은 이를 외면했다. 가산동 땅꺼짐과 용산 상가 붕괴도 주민들이 흙막이 뒤쪽 주차장과 상가 건물 내 균열을 발견, 구청에 각각 신고했지만 구청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세 사고는 1995년 발생해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찰은 시공사의 안전관리의무 이행과 구청의 관리·감독 여부 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만약 이들의 안전관리의무 이행 위반이나 관리·감독 미흡 사실이 밝혀지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각종 공사현장과 노후 건물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어른들의 안전불감증 탓에 아이들을 잃는 일은 세월호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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