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심상치 않다”…금리인하론 급부상

[24일 금통위…기준금리 방향은]②
본지 조사결과…전문가 11명 중 5명 “향후 금리인하”
경제둔화 우려 증가하는 와중 인상 논리 줄어들어
현 1.75% 수준…금리 인하 여력 부족하다는 우려도
  • 등록 2019-01-21 오전 6:00:00

    수정 2019-01-21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현 김경은 기자]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반기에 경제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글로벌 경기를 이끌던 미국조차 부진한 흐름입니다. 내년 상반기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습니다.”(김지나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심상치 않은 경기 둔화 조짐에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인상하며 ‘금리인상기’를 열었다. 그 뒤 추가 인상한 것이 지난해 11월. 금리인상기 중 금리인상은 단 두 차례에 그쳤다. 그런데도 금리인하론이 부상하는 이유는 한국 경제의 둔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경기둔화 심상치 않다”…금리인하 가능성 제기

이데일리가 20일 경제·금융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2명 중 10명은 금통위가 올해안에 금리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이들중 5명은 ‘금리인하’ 가능성마저 언급했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중 빠른 속도고 경기가 나빠지면 금통위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돌연 ‘금리 인하’가 부상했다는 점이다. 작년 11월 설문조사 때만 해도 42%는 2018년중 금통위가 금리를 한차례 정도 더 인상할 것으로 봤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론한 전문가는 단 한명 뿐이었다. 불과 2개월만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응답자가 5명으로 늘었다는 점은 그만큼 올해 경기를 어둡게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한은은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한 경제가 물가 상승률을 확대하지 않고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의 성장)을 2.8~2.9%로 본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이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통상 성장률 전망치를 높게 제시하는 정부마저도 올해 성장률을 2.6~2.7%로 보고 있다. 민간연구기관에서는 2.4%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와 수출, 내수가 모두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7.7%, -8.8%였다. 각각 5년,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도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출(통관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중 수출지표의 추가 둔화가 예상된다”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 대내외 경기 여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저(低)물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추가 금리 인상을 저해하는 요소다. 물가를 목표 수준인 2%로 유지해야 하는 게 금통위의 최우선 책무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연 1.7%로 예상해 왔는데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전망치를 1.5% 혹은 1.6%로 하향 조정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고용률 하락과 소비부진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든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는 등 한은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 금리인상 가능성↓…금리인상 압박요인 해소

금통위의 금리 인상을 압박할 만한 요인은 줄어들었다. 미국 연준에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가 내려앉으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나홀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기가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인 탓이다. 미국은 최근 전미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년여 만에 최대 폭 급락하는 등 경제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최근 “인내심을 가지고 경제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관찰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치솟는 주택 가격과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은 자취를 감췄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부문파트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마저 약화되면서 국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이 소멸됐다”고 진단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생길 것”으로 점쳤다.

‘금리인하기’를 열기엔 통화 당국의 정책 여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콜금리 목표제를 시행한 지난 1999년 이후 한은 금통위는 금리인하기마다 1.00%포인트가 넘는 수준의 인하를 단행해왔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인하기(2012년 7월~2016년 6월)에는 총 2.00%포인트 내렸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1년여 동안 3.25%포인트 인하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 기준금리 1.75%는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에 부족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역사상 국내 기준금리는 1.25% 밑으로 내려가본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우리 경제가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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