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아흔 살 노마 할머니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궁암 말기 진단을 받는다. 죽음을 마주한 순간 그녀는 투병 대신 여행을 택한다. 2015년 8월부터 1년간 미국 32개주 75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세계 50만 팔로어에게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녀는 91세의 일기로 여행 중 생을 마감했다.
책은 노마 할머니가 마지막 1년을 아들 내외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미국 전역을 여행한 기록이다. 아들 팀과 며느리 라미의 시선으로 여행의 준비과정과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현실에서 우리가 책임져야 할 문제, 여행에서 마주하는 선택과 기회비용, 가족을 잃은 슬픔 등을 솔직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노마 할머니는 여행을 통해 진정한 ‘미스 노마’로 거듭난다. 모든 의무에서 자유로워진 그녀는 진짜 삶을 살아낸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들소떼와 마주치고, 러시모어산에서 거대한 화강암 조각상을 감상한다. 헤메스푸에블로에서는 인디언축제에 참여하기도 했다. 낯선 장소와 예상치 못한 순간들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만들었다.
책은 마지막 1년을 따스하고 경쾌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죽음이 꼭 피할 수 없는 고통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도 긍정적인 삶의 자세로 눈을 감은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한 행복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닥쳐오는 불행 속에서도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힘과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