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준 이사장 "정부, 공무원연금 지급보장은 사용자로서 의무"

공무원연금 퇴직후 생활보장 인사정책적 측면 강해
예상보다 빠른 고령화·수명연장으로 재정악화 가속도
5년 단위 재정 재계산 통해 보전금 증가 모니터링 및 개선
연말까지 1000억~2000억 정도 대체투자 확대 계획
  • 등록 2018-09-14 오전 6:00:00

    수정 2018-09-14 오후 2:46:00

정남준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9년간 수급자로 지낸 경험이 공단을 혁신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사진=공무원연금공단
[제주(서귀포)=이데일리 김정민 기자]‘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정남준(62)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실에 걸어놓으면 어울릴 문구다. 정 이사장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온몸에서 에너지를 뿜어냈다. 그는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있는 일도,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

한시간을 약속한 인터뷰는 30분을 더 넘겨 진행됐다. 그나마도 인터뷰 이후 일정 때문에 이사장실 문 앞에서 초조히 대기중이던 직원들이 아니었다면 더 길어질 뻔 했다.

정 이사장은 취임 당시 공무원연금공단을 전·현직 공무원들을 위한 종합 복지서비스 기관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 이사장은 2006년 행정자치부 정부혁신본부장을 지낼 당시 인연을 맺은 인사들과 지금도 교류를 이어간다. 최근엔 학계와 현업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가치·혁신 전문가 12명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영혁신자문단을 꾸렸다. 단장은 경영전문가이자 창조멘토로 불리는 이홍 광운대 교수가 맡고 있다.

아래로부터 목소리도 경청한다. 은퇴자 공동체 시범마을과 같이 큰 돈 안들이고 복지사업을 확충하는 방안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노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공무원연금 수급자로 9년을 지내다 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공단 역사상 처음일 거다. 역대 이사장들은 공직에서 물러난 지 2~3개월만에 오거나 공무원연금 수급자가 아닌 분도 있었다. 다른 직업이 없어 100% 연금으로 생활했다. 아버님이 45년간 교육공무원으로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지금도 어머님이 유족연금을 받는다. 그렇다고 9년 동안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행정개혁 시민연합 대표를 맡아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때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했다. 연금 생활자로서 일반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을 바라보는 시각을 잘 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일하겠다.

-국민연금 기금 고갈이 이슈가 되면서 공무원연금으로 불똥이 튀었다. 작년에만 2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세금으로 적자를 메운다는 지적이 있다.

△‘연금’이라는 두 글자 때문에 국민연금과 함께 묶여 오해를 많이 받는다. 국민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이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청렴하게 재직했을 때 퇴직 후 생활을 보장하는 인사정책적 측면이 강하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지급보장은 (정부가) 공무원 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다.

공무원연금 재정이 악화한 것은 예상보다 급격하게 진행된 고령화와 수명연장이다. 평균수명이 급격히 늘어나고 저출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바뀐 인구구조 프레임에서 오는 여러 문제가 공무원연금을 압박하고 있다.

과거 1980년도 초반 민간 임금 인상률이 11%씩 됐을 때 공무원 급여 인상률은 2~3%에 그쳤다. 당시에 국정 책임자들은 ‘지금 박봉이어도 연금이 있으니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했다. 당시 공직에 있던 분들이 낸 것보다 많이 받는 세대들이다. 이분들 세대가 지나면 공무원연금 재정구조도 많이 좋아질 거다.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연금 개혁을 했고 2015년에도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당시 5년간 물가상승률에 관계없이 연금을 인상하지 못하게 동결했다. 이사장에 임명됐을 때 주변 공무원연금 수급자들에게 동결한 연금 좀 풀어달라고 민원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5년마다 시행하는 재정 재계산을 통해 보전금이 지나치게 증가하지 않게 모니터링하고 개선이 필요할때는 정부에 건의할 거다.

-기금운용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작년엔 7%대 수익률을 올렸는데 올해는 많이 떨어졌다. 대체투자 확대하겠다고 했는 데 잘 되가고 있는지?

△올해 8월말 기준 채권과 대외투자는 수익률이 4% 내외다. 꽤 양호한 편이다. 주식시장이 문제다. 다른 연기금이나 공제회도 마찬가지이지만 워낙 시장이 안좋다. 전체 금융자산운용수익률이 1.3%로 떨어졌다. 하지만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채권, 대체투자 등 저위험 자산과 해외투자를 늘려 안정적 수익기반을 마련해 나갈거다. 최근 대체투자시장도 경쟁이 심하다. 투자상품 발굴이 쉽지 않다. 글로벌헤지펀드, 유럽프라이빗 펀드 등을 대상으로 신규투자를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1000억~2000억원 정도를 더 집행해 대체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서울 개포동 9단지 재건축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서울 개포동 8단지를 매각했을 때 땅장사한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그뒤로도 많이 올라 지금 팔았으면 4조원은 받는다. 솔직히 아깝다. 9단지는 재건축해서 무주택 공무원에게 100% 임대 운영한다. 현재 5층을 최고 25층까지 올린다. 690세대를 1727세대 확충하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 현장에 가보니 큰 평수 아파트가 많아서 세대를 더 쪼개라고 했다. 서울시 조례가 세대가 늘면 녹지면적도 더 늘려야해서 그게 부담이다. 주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각종 민원이 많다. 무리한 요구도 있어서 조율중이다.

◇정남준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정 이사장은 1956년생으로 광주제일고등학교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와 미국 남가주대에서 행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광주 행정부시장, 행정자치부 정부혁신본부장, 행정안전부 제2차관 등을 역임했다. 인사와 조직, 지방행정, 정보화, 재난안전 분야를 두루 거친 혁신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4년에는 광주시 행정부시장, 2008~2009년에는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29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후에는 여러 대학에서 행정학 강의를 했으며 미래정책연구원 원장, 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 창조혁신네트워크(NCI)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2012년에는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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