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신한·삼성·롯데카드로 현대·기아차 못 산다

유예기간 내 수수료 협상 불발
소비자 결제시 불편 최소화 위해
15일 이전 출고차량 선결제 가능
대화는 지속…이번주 내 타결 전망
'수수료 인상 동력 떨어져' 의견도
  • 등록 2019-03-11 오전 6:00:00

    수정 2019-03-11 오전 6:00:00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오늘(11일)부터 신한·삼성·롯데카드로는 현대·기아차를 사실상 구매하지 못한다.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국내 카드사들과 갈등을 빚어온 현대자동차가 전일 일부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을 타결했지만 BC카드를 포함한 신한·삼성·롯데카드 등과는 가맹점 계약해지 ‘유예기간’ 내 협상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다만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카드로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15일 이전 출고분까지 선결제가 가능토록 했으며 해당 카드사들과도 협상 창구를 열어둔 상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이번주중 극적 타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현대차와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는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 등과 큰 틀에서 수수료 인상 잠정안을 도출했다. 반면 신한·삼성·롯데·BC카드 등과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다만 가맹점과 카드사의 계약이 실제로 해지되면 소비자들의 결제 수단 선택권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카드사 모두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협상의 키를 쥔 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시장점유율 기준 업계 1위와 2위의 대형 카드사다. 신한카드의 경우 협상 책임자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막판 협상 타결을 위해 현대차 측과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삼성카드 역시 고객 불편이 없도록 현대차와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BC카드는 가맹점 계약해지 유예기간이 14일까지로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관건은 타 업권에 미칠 파장이다. 현대차와 카드사 간 수수료 협상이 일단락되면 각 카드사는 통신사, 항공사, 유통사 등과도 개별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대형 카드사의 경우 현대차보다 이들로부터 더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특수관계인 현대카드의 결제 비중이 절대적이다. 실리도 챙겨야겠지만 첫 초대형 가맹점과 담판이라는 상징성에도 염두를 둘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애초 카드사들은 지난 1월 말 연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 가맹점 2만3000곳에 최대 0.30%포인트 수수료 인상을 통지했다. 이중 현대차에는 0.12~0.14%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대차는 나빠진 자동차업황을 이유로 오히려 수수료 인하 요인이 있다며 인상안을 전면 거부해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수수료 협상이 한 달을 넘기자 신한·삼성·롯데·KB국민·하나 등 5개사는 관행대로 통보한 수수료율을 지난 1일 우선 적용했고 BC카드는 일주일 뒤인 8일 적용했다. 이에 반발한 현대차는 지난 4일 신한 등 5개 카드사에 ‘10일부터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데 이어 지난 7일 BC카드에도 ‘14일부터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알리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도 수수료 인상 갈등이 확전되자 현대차는 ‘출구전략’을 짰다. 현대차가 지난 8일 오후 0.04~0.05%포인트 인상하는 안(1.9% 미만)을 카드사에 제시한 것이다. 카드사가 수정 제시한 0.09~0.10%포인트 인상안의 절반가량이다. 다만 이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마케팅비 개별화’해 수수료율 역진성을 해소하는 데 부족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대체로 현대차가 끝내 가맹계약 해지를 강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거래 규모가 큰 현대차와 전용 결제 망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가맹계약 해지가 임박한대도 이 결제 망 차단 등 구체적인 지침을 현대차가 알리지 않은 상태로 극적 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아울러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으로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15일 이전 출고분까지 선결제가 가능토록 조치를 취한 상황이다. 이는 늦어도 15일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중이 내포됐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따라 11일부터 하루씩 가맹계약을 연장하며 수수료율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달 1일부터 우선 적용해온 0.12~0.14%포인트 수수료율 인상분에 대한 차액은 최종적으로 조정된 수수료율이 나오면 정산하게 된다. 영업일 기준으로는 5일에 불과해 차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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