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공들이는 은행]⑤"시장 트렌드 발맞춰..신속·유연한 지원 '한큐'에"

한준성 KEB하나銀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1Q Agile Lab' 투자부터 협업까지 '한큐'에
"시장 트렌드 따라 '애자일'하게 운영"
  • 등록 2019-03-12 오전 6:00:00

    수정 2019-03-12 오전 6:00:00

[편집자주] 중국 샤오미, 미국 우버·에어비앤비 등 이미 기업가치가 100억달러(10조원)을 넘어선 글로벌 ‘데카콘(Decacorn)’ 스타트업들이 생태계를 리딩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신한·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들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들마다 어떻게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는지 담당 임원들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살펴본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겸 하나금융지주 그룹디지털총괄(CDIO) 부사장이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요즘은 ‘애자일(Agile)’ 시대인 만큼 ‘1Q Agile Lab’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스타트업들을 육성·지원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요즘은 미술하는 친구들이 음악도 하고 글도 쓰고 합니다. 어떤 하나로 규정할 수 없고 ‘애자일(Agile)’하게 대해야 하죠. KEB하나은행의 ‘1Q Agile Lab(원큐 애자일 랩)’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스타트업들을 육성·지원할 것입니다.”

한준성(53·사진)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겸 하나금융지주 그룹디지털총괄(CDIO) 부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1Q Agile Lab’을 설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2015년 6월 당초 ‘1Q Lab(원큐 랩)’이라는 명칭으로 핀테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센터를 개설했다. 자행 본점 안에 스타트업 전용 사무공간을 마련한 것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이 최초다.

한 부행장은 “2015년 은행 내 미래금융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미래 혁신적 기술과 콘텐츠를 구축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함께 일해보자는 생각으로 직접 ‘랩’을 만들었다”며 “‘1Q Lab’이라는 명칭처럼 이곳에서 투자부터 멘토링, 협업을 위한 유관부서 상시 연결, 하나금융그룹 전 계열사를 연계한 협력적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공동사업 추진 등 스타트업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이 ‘한방(한큐·원큐)’에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1Q Lab’은 2017년 말 ‘1Q Agile Lab’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유연함 혹은 민첩함을 뜻하는 ‘애자일(Agile)’을 더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민첩한 실행력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함께 만든다는 목표를 강화했다. 육성·지원 분야와 목적도 어느 하나에 얽매이지 않고 그때 그때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에 따라 탄력적으로 맞춰 가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1Q Agile Lab’ 입주사들의 밀착 관리와 민첩한 지원을 위해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안에 여성 행원 3명으로 구성된 전담 팀을 만들었다.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들은 여성의 섬세함과 유연함을 바탕으로 적시적소 서포트는 물론, 신생 스타트업과 대형 하나은행의 조직 구성 또는 업무 프로세스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적극 해결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내 ‘1Q Agile Lab’ 담당 여성 행원 3인방. 사진은 왼쪽부터 김온실 차장, 손민정 계장, 심여울 대리.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2015년부터 5년째 ‘1Q Agile Lab’을 운영해오며 총 7기수 54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했다. 현재 입주해있는 7기(10개사) 기업들이 올 상반기 중 둥지를 떠나면 그 자리는 새롭게 선발하는 8기 스타트업들이 메우게 된다. 모집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과 관련된 핀테크(FinTech) 전 영역을 대상으로 하며 선발 규모는 최근 수준인 10개사 안팎이 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들 육성 기업에 사업 특성에 따라 적게는 1억원부터 많게는 10억원까지 직접투자(지분투자)를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누적 투자금액은 약 50억원이다. 또 지난해 1000억원을 출자해 한국벤처투자와 공동으로 1100억원 규모 모펀드를 조성, 이를 통해 스타트업 등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성장지원펀드 등에 매년 1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한 부행장은 ‘1Q Agile Lab’을 통한 육성 및 공동사업 주요 사례로 ‘마인즈랩’(4기),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5기), ‘빅밸류’(6기) 등을 꼽는다.

AI 전문 기업인 ‘마인즈랩’(대표 유태준)은 하나금융 지분투자와 공동사업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은행의 인공지능 대화형 금융플랫폼 ‘하이(HAI)뱅킹’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마인즈랩은 이를 통해 자사 AI 엔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2015년 2억5000만원이었던 매출이 2017년 68억원, 2018년 200억원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포스코와 대규모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편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19’에 참가해 언어·시각·사고지능을 통합한 플랫폼 ‘마음(Maum)AI’를 선보이기도 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대표 김형식)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활용해 정교한 AI 알고리즘과 온라인 편의성을 결합한 하나은행의 자산관리서비스 ‘하이(HAI)로보’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출시 9개월만에 가입 고객 4만명, 가입 금액 5000억원을 돌파하며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또 지난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AI만을 활용해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캐나다 시장에 상장시키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빅밸류’(공동대표 김진경·김홍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정형 부동산에 대한 자동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하나은행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빅밸류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난해 1차 지정대리인에 이어 지난 1월 2차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됐다. 지정대리인은 혁신성이 있는 핀테크 기업이 금융사로부터 본질적 업무를 위탁받아 직접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다.

한 부행장은 ‘1Q Agile Lab’의 중장기 목표에 대해 “육성한 스타트업들이 잘 되면 이들에 투자한 하나은행도 투자수익이 생기고 협업한 혁신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제공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하나은행과 스타트업의 ‘상생’ 비즈니스 모델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며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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