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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랬다. 소녀시대에게 화려한 특수효과나 무대장치는 그리 필요하지 않았다. 오직 소녀시대 아홉 멤버 만으로도 무대는 빛이 났고 공연장은 1만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3시간이라는 긴 공연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소녀시대니까. 오직 소녀시대니까 가능한, 뻔하지만 `펀`(Fun)한 콘서트였다.
2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소녀시대의 국내 두 번째 단독 콘서트 `2011 걸스 제네레이션 투어` 서울 공연이 열렸다. 중앙 무대 위에 놓여 있던 피라미드 형태 구조물의 베일이 걷히며 무대가 솟구쳐 오르는 순간 공연장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구조물의 사면이 서서히 열리자 아홉 명의 소녀들이 등장했고 아홉 멤버들은 공연장 전체를 가로지르는 중앙무대에 일렬로 도열해 팬들에게 `소원을 말해봐`라고 외쳤다.
진짜 소원을 말해도 될 것 같은 팬들은 오히려 소녀시대에게 `말해봐`라며 환호했다. 티파니의 랩이 추가된 리믹스 버전 `소원을 말해봐`는 소녀시대 공연의 서막을 여는 강렬한 주문이었다. 팬들과 소녀시대는 그렇게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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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는 춤이 익숙한 기존 히트곡들 위주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1집 수록곡들부터 최근 일본 히트곡 `미스터 택시`(Mr. Taxi)의 한국어 버전을 최초 공개한 것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그간 소녀시대가 걸어온 발자취와 그들의 노력을 고스란히 엿보게 한 무대였다. 잠시 후 아홉 개의 문을 열고 나온 소녀시대는 미디엄 템포의 곡 `렛 잇 레인`(Let It Rain)으로 뜨거워진 공연장 분위기를 잠시 가라앉혔다.
소녀시대는 그제야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글로벌 그룹답게 한국어와 유창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인사를 함께했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인사에 팬들은 열화와 같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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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연은 리한나의 곡 `돈 스톱 더 뮤직`(Don’t stop the music)을, 제시카는 타미아의 곡 `올모스트`(Almost)를 피아노 연주와 함께 직접 불러 뛰어난 가창력을 뽐냈다. 써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 `쓰리`(three)를, 태연과 티파니는 영화 `물랭루주`의 OST `레이디 마멀레이드`(Lady Marmalade)로 팜므파탈의 매력을 발산했다.
유리, 수영, 서현, 윤아도 각각 쟈넷 잭슨의 `이프`(If)와 푸시캣돌스의 `스웨이`(Sway), 베티 허튼의 `스터프 라이크 댓 데어`(Stuff like that there), 마돈나의 `포미닛` 등으로 파워풀하면서도 세련된 무대를 꾸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윤아는 `봉춤`을 선보여 남성팬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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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소녀시대는 MBC `무한도전-강변가요제`에서 박명수와 제시카가 불렀던 `냉면`과 `하하하송` 등으로 팬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했다. 또 소녀시대는 `영원히 너와 꿈꾸고 싶다`를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마음을 팬들에게 전했고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의 어깨를 기댔다.
하지만 팬들이 소녀시대를 그대로 보낼 리 없었다. 장장 3시간의 공연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앙코르`를 연호했고 성화에 못 이긴 소녀시대는 ` 다시 만난 세계`, `힘내`, `판타스틱`을 열창, 그야말로 판타스틱한 공연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딸 장혜진(9) 양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장영철(42) 씨는 “솔직히 딸이 졸라 오긴 했지만 나도 평소 소녀시대의 팬”이라며 “쑥스럽지만 직접 보니 더 멋지다. 딸에게도 좋은 추억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소녀시대 공연을 보러 왔다는 이수석(35)·서진(32) 부부는 “정말 즐겁고 흥겨운 무대였다. 여러 가수의 공연을 가봤지만 오늘 공연처럼 밝고 화사한 기운을 느낀 적은 없었다. 삶의 큰 활력소를 얻고 간다”고 전했다.
고교 댄스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온 박윤주(17) 양은 “어제(23일) 공연에 이어 오늘 또 왔다”며 “가창력, 퍼포먼스, 비주얼 모두 소녀시대가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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