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시대]지자체 관급공사 독식…퇴직공무원 로비 있었다

300억원 이상 대규모 관급공사, 일부 지역업체 독식
지역건설업체, 대형 건설업체와 손 잡고 입찰 참여
공무원 출신 대거 영입해 적극적인 로비활동도 펼쳐
경실련 "지역주민에게 이윤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 등록 2018-09-13 오전 6:00:00

    수정 2018-09-13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지난 민선6기 남경필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에서 발주한 대형 관급공사 대부분을 일부 지역 종합건설회사와 설계회사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도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제도를 활용해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지역내 기업육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퇴직공무원 취업창구 악용 등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건설업체 가점 활용해 관급공사 독식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경기도가 국회에 제출한 ‘민선 6기 300억원 이상 대형공사 입찰심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의정부 소재 설계업체인 KG엔지니어링은 도내에서 진행된 300억원 이상 관급공사 10건 중 7건의 입찰에 참여해 5건의 설계 업무를 따냈다. 이중 건설사가 설계 업무까지 담당하는 실시설계기술제안 방식으로 진행된 2건을 제외하면 경기도가 진행한 300억 이상 공사 8건 중 5건을 따냈다.

대형 공사 시공 역시 지역에 연고를 둔 종합건설업체가 70% 이상 수주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내 건설사 지원 차원에서 관급공사 입찰시 지역업체는 가점을 부여한다.

지역에 연고를 둔 건설업체들은 수백억~수천억원대 공사를 시공할 능력을 갖춘 곳이 드물다. 이들은 도급순위 상위권의 대형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따낸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입찰이 진행된 경기도 300억원 이상 11개 대형공사 수주현황을 보면 수원시에 소재한 이엠종합건설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8건, 안양 소재 씨앤씨종합건설이 속한 컨소시엄이 6건의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공동수주 포함)

경기도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한 위원은 “실제 심사는 대형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컨소시엄의 구성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이라며 “지역내 특정 업체가 이렇게 많은 대형 관급공사를 독식하고 있는 것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지자체 관급공사를 따내기 위해 지역 건설업체 눈치를 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지역의 종합건설업체가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수주한 수원컨벤션센터 조감도(사진=수원시)
◇ 퇴직 공무원 영입해 정보력·영향력 확대

지자체가 진행하는 관급공사가 주요 수익원인 지역 건설업체들은 지자체 퇴직 공무원을 영입해 정보력을 키우는 동시에 사업 확장을 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경기도 관급공사 설계업무를 독식하는 KG엔지니어링은 대표적인 ‘전관(前官)기업’이다. 경기도 건설교통국장, 신도시개발과장과 도시정책과장 출신 등 10명 가량의 전직 공무원이 각 분야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초지자체의 국·과장급 기술직 퇴직 공무원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이엠종합건설에는 지자체 부시장 출신을 필두로 국장급 전직 공무원 등 3~4명 가량이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도청 신청사는 물론 수원컨벤션센터 등 약 수천억대 대형 관급공사 현장에서 이들 지역 건설업체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공사는 대형 건설사들이 도맡고 있어서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팀장은 “공공분야의 대규모 공사 입찰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제도지만 지역건설업체들이 공사 수주를 위해 수많은 전직 공무원을 영입해 로비활동을 하는 등의 부작용도 따르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팀장은 “현실적으로는 지역건설업체에 주어지는 인센티브로 수주한 공사의 이익이 실제 지역주민들에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며 “지역건설업체에 입찰 가점을 주는 제도를 보완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우선 고용해야 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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