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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칼(180640)은 조양호 회장이 17.8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있으며, 조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28.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사모투자펀드 KCGI의 투자목적 자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9%의 지분을 매입해 20%가량의 지분율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지난 9월말 기준 국민연금과 크레디트스위스 등의 주요 주주 지분율이 13.4%에 달해 이들을 설득하면 충분히 표 대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 지주사 잠재 후보군…“사회적 이슈 결부된 곳 대비해야”
시장에서는 이번 KCGI의 한진칼 지분매입을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이라고 평가하며 외부투자자의 경영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펀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사내 유보금이 많은 기업들,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지배구조에 이슈가 있는 기업들을 주로 공격하는 행태를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일감몰아주기, 경영권 승계 등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타겟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보다 국내 기업들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프리미엄은 받지 못하더라도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 증시 부진에 코스닥벤처펀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은 투자자금이 추가 행동주의 펀드로 쏠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아직까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적용되던 의결권 있는 주식 10% 이상 취득 의무 규제가 남아 있어 행동주의 펀드의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SK의 경우 이날 기준 10%의 지분을 보유하려면 1조9700억원이 필요해 대기업 지주사를 주요 타겟으로 삼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중소형 지주사들이 추가적인 주주행동주의 타겟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후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주요 그룹 총수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특히 경영권 승계와 사회적인 이슈가 있는 대기업들은 주주행동주의 펀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사전 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동주의펀드, 다음 타깃은…대주주↓현금↑ 배당 인색한 기업
대주주 지분율은 낮은데 현금은 많고 배당에는 인색한 기업도 행동주의 펀드의 타겟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형주에서는 네이버(035420), 미드캡에서는 현대그린푸드(005440), 현대백화점(069960), 스몰캡 기업에서는 한국단자(025540), 광동제약(009290), 조광피혁(004700)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대주주 지분이 40% 이하이고 배당성향이 15% 이하인 기업 중에서 보유현금, 자사주, 자기자본 내 이익잉여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CGI는 한국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 후 처음으로 경영참여 목적을 가지고 지분을 매입한 사례라서 관심이 높다”면서 “국내 증시에는 소위 가치주로 불리는 저 PBR 주가 상당히 많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오너 기업이 보유 자산을 활용한 기업가치 개선에 소극적이거나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소극적인 IR 활동으로 시장이 기업의 본질가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진칼 사례는 아직 진행형이지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개선 여지가 있는 기업들로 관심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