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활동 개시…대기업 지분율 낮은 대기업 '군침'

롯데지주·한화·SK 등 대주주 지분율 30%대 그쳐
"경영권 승계 등 지배구조 이슈 기업 대비해야"
보유현금 많고 배당성향 낮은 기업들도 대상 거론돼
  • 등록 2018-11-20 오전 4:00:00

    수정 2018-11-20 오전 4:0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오희나 이후섭 기자] `강성부 펀드`를 시작으로 토종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잇따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기업들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가 걸린 지주사들을 겨냥한 움직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타깃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지주(004990) 한화(000880) SK(034730) LS(006260) 등 주요 지주사들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낮고 사회적 이슈가 결부돼 있어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또 네이버·현대백화점 등 이익잉여금이 많은 반면 낮은 배당성향을 보이는 기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칼(180640)은 조양호 회장이 17.8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있으며, 조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28.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사모투자펀드 KCGI의 투자목적 자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9%의 지분을 매입해 20%가량의 지분율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지난 9월말 기준 국민연금과 크레디트스위스 등의 주요 주주 지분율이 13.4%에 달해 이들을 설득하면 충분히 표 대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 지주사 잠재 후보군…“사회적 이슈 결부된 곳 대비해야”

시장에서는 이번 KCGI의 한진칼 지분매입을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이라고 평가하며 외부투자자의 경영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펀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사내 유보금이 많은 기업들,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지배구조에 이슈가 있는 기업들을 주로 공격하는 행태를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일감몰아주기, 경영권 승계 등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타겟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보다 국내 기업들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프리미엄은 받지 못하더라도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 증시 부진에 코스닥벤처펀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은 투자자금이 추가 행동주의 펀드로 쏠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결국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가 증대될 수 있는 기업 중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곳들을 감안하면 주요 대기업들의 지주사로 범위가 좁혀진다. 대기업들의 지주사는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 파급효과는 더욱 크게 기대된다. `형제의 난`을 거쳐 지주사로 전환한 롯데지주의 신동빈 회장 지분율은 10.5%에 불과하다. 신동빈 회장 출소 후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롯데지주의 남은 자사주(지분율 29.3%) 활용 여부가 주목된다. 한화(000880)의 김승연 회장(22.65%)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율은 36.06%이나, 소액주주가 절반이 넘는 53.86%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비롯한 3형제의 경영권 승계 이슈가 남아있다. 과거 글로벌 사모펀드 소버린의 공격을 받았던 SK는 최태원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30.88%에 그치며, SK텔레콤(017670)의 중간지주사 전환 이슈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LS(33.29%)와 현대중공업지주(267250)(33.31%) 등의 대주주 지분율도 30%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적용되던 의결권 있는 주식 10% 이상 취득 의무 규제가 남아 있어 행동주의 펀드의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SK의 경우 이날 기준 10%의 지분을 보유하려면 1조9700억원이 필요해 대기업 지주사를 주요 타겟으로 삼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중소형 지주사들이 추가적인 주주행동주의 타겟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후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주요 그룹 총수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특히 경영권 승계와 사회적인 이슈가 있는 대기업들은 주주행동주의 펀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사전 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동주의펀드, 다음 타깃은…대주주↓현금↑ 배당 인색한 기업

대주주 지분율은 낮은데 현금은 많고 배당에는 인색한 기업도 행동주의 펀드의 타겟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형주에서는 네이버(035420), 미드캡에서는 현대그린푸드(005440), 현대백화점(069960), 스몰캡 기업에서는 한국단자(025540), 광동제약(009290), 조광피혁(004700)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대주주 지분이 40% 이하이고 배당성향이 15% 이하인 기업 중에서 보유현금, 자사주, 자기자본 내 이익잉여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다.

이외에도 대주주 지분율과 무관하게 배당성향이 15%인 기업 중 순현금 비중이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들 가운데 S&T중공업(003570), 동원개발(013120), 현대에이치씨엔(126560), 태광산업(003240), 서희건설(035890) 등도 타깃으로 꼽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CGI는 한국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 후 처음으로 경영참여 목적을 가지고 지분을 매입한 사례라서 관심이 높다”면서 “국내 증시에는 소위 가치주로 불리는 저 PBR 주가 상당히 많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오너 기업이 보유 자산을 활용한 기업가치 개선에 소극적이거나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소극적인 IR 활동으로 시장이 기업의 본질가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진칼 사례는 아직 진행형이지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개선 여지가 있는 기업들로 관심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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