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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동료들은 믿고 있다. 본인 스스로 어려움을 잘 헤쳐나갈 것을, 그리고 최정은 이미 최고라는 것을.
특히 김광현은 전날(29일) 경기서 승리를 챙긴 뒤 최정에게 유독 고마움을 전했다. 최정의 호수비가 호투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5회 1사 후 나온 병살타 처리가 압권이었다. 그것도 박석민의 타구였기에 김광현에게 주는 의미는 컸다. 김광현은 최근 등판이었던 삼성전에서 박석민에게 홈런 2방을 얻어맞는 등 유독 힘든 승부를 했기 때문이었다. 최정은 3루 라인을 타고 흐를 뻔한 최소 2루타성 타구를 어렵게 잡아 깔끔하게 병살타까지 연결시켰다. 이날의 ‘더 캐치’였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후 “정이 형이 잘 막아줬다. 정이 형이 그 타구를 놓쳤으면 졌다. 2점을 막아준 호수비는 형이 2점을 뽑아준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광현은 요즘 최정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낀다고 했다. 힘든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는 의미다. 프로 데뷔 후 국내 프로야구를 지배하던, 잘 나가던 김광현도 흔들릴 때가 있었고 힘든 때도 있었다. 집중 견제를 받은 적도 있었다. 지금의 최정 상황이 딱 그렇다는 것이다.
그는 “잘 하는 선수들은 잘 해도 본전이라는 느낌이 있다. 나도 한 게임 지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던 적도 많았다. 형이 많이 힘들 것 같다. 마음을 알 것 같다. 예를 들어 내가 오늘 박석민 선배를 상대한 것처럼 다른 투수들이 형을 어떻게든 잡으려고 할 것이다. 투수의 입장에서 오히려 그런 심리와 상황을 역이용하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김광현 뿐만 아니다. 여전히 동료들은 “그래도 최정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많은 동료들이 타격에 있어 어려움이 닥칠 때 가장 많은 조언을 구하는 선수가 최정이다. ‘타격 선생님’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다. 페이스가 잠시 주춤하지만 여전히 “최정이 최고”라는데는 이견을 달 선수는 없었다.
김강민은 “여기서 더 떨어지더라도 이미 정이는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무슨 걱정이겠냐”며 최정을 위로하기도 했다.
너무 잘해왔기 때문에 잠시의 주춤함이 더 눈에 띌 뿐이라는 것이다. 이미 최정은 자신의 목표치를 넘어서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 동료들의 생각이다.
최정은 올시즌 자신의 기록 대부분을 갈아치우고 있다. 여기에 타격 6위(3할1푼3리), 홈런 2위(24개), 타점 7위(70개), 득점 4위(66개), 출루율 2위,(4할3푼2리), 장타율 2위(5할6푼5리) 등 대부분의 타격 순위를 지배하고 있는데다 시즌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최정은 확실히 올해 더 많이 진화된 모습을 보였고 여전히 그는 국내 최고의 3루수다.
“넌 이미 최고다”는 동료들의 따뜻한 위로. 최정이 동료들의 응원과 위로에 힘입어 하루 빨리 부진을 털어내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