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산은이 자기 보호를 하는 순간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존재감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의 KDB생명에 대한 발언이 논란이 되는 이유다. 그는 “이유도 모르는 상황에서 산은이 인수했지만 인수 직전 3년 동안 누적적자가 7500억원이었고 이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KDB생명은 애당초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정책기관으로서의 존재 의미를 실추시켰다.
산은은 지난 4월 한국GM의 R&D 법인 분리 의도를 인지했음에도 충분한 문제 제기를 했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법인분리가 인력 구조조정과 노조의 생산시설 철수 시나리오가 어떻게 나왔는지 납득가지 않는다는 이 회장의 말처럼 과도한 우려일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비용과 시너지 측면에서 주주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살폈어야 할 사안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정책금융기관의 맏형인 산은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 회장의 발언이 그간 쌓아올린 공든 탑(구조조정 성과)을 무너트린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