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블록 끊기고, 휠체어 못가고…장애인엔 고행길 '서울로'

서울로 7017 가보니
도심 속 명소는 '그림의 떡'
경사로 등 세밀한 설계 필요, 디자인부터 장애인 배려를
  • 등록 2019-04-19 오전 7:10:00

    수정 2019-04-19 오전 7:10:00

서울로에는 엘리베이터 앞에만 점자블록이 있을 뿐 그 외의 장소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사진= 권효중 기자)


[이데일리 손의연 김호준 권효중 기자] “‘핫(hot)’ 하다고 하는 곳에 당연히 가보고는 싶은데 겁이 나서요.”

지난 17일 찾은 서울 중구 청파로 서울로7017. 서울역 인근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바꿔 조성한 도시 공원인 이 곳은 다양한 식물들이 식재돼 있고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 도심 속 명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 장애인들의 보행과 편의를 실질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탓에 일부 설치된 점자블록마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로7017 현장을 확인하니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앞까지 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있었지만, 다리 위 보행로부터는 점자블록이 끊어졌다. 시각장애인들 입장에선 정작 보행로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보행로 곳곳에 있는 난간과 화분, 연못 주위에 조차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를 당할 우려도 있었다.

장애인의 시설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해마다 반복되지만 현실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자 블록과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다. 기본적인 이동권조차 보장되지 않아 장애인들은 문화 생활에서도 소외당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지난 11일 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들은 여전히 원하는 곳에서 밥 한 끼, 차 한 잔을 마시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식당 등에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들의 이동을 보장하는 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면서 실제 장애인 입장을 고려해 시설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시 디자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경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자체 등이 정해진 법대로 시설을 설치하지만 실제로 경사로나 휠체어의 충분한 공간 확보 등을 고려하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시 디자인으로 접근해 시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 스냅타임
    04월 24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4년 04월 23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04월 22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4년 04월 19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4년 04월 18일 오늘의 운세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