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저평가 지주사, 몸값 높아진다

한진칼 사태 이후 롯데지주·LG등 지주사 동반 상승세
저평가 국면 지속…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주주친화 기대↑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 강화…"기업가치 증대 긍정적"
  • 등록 2018-11-20 오전 4:00:00

    수정 2018-11-20 오전 4:0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지주사주(株)에 대한 재평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형 주주행동주의가 부상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 등으로 지주사들이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강성부 펀드`의 한진그룹에 대한 선전포고가 도화선이 될지 주목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롯데지주(004990)는 전거래일 대비 4.73% 오른 5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001040) LG(003550) SK(034730) LS(006260) 두산(000150) 주요 지주사들도 상승 마감했다. 국내 사모투자펀드 KCGI가 한진칼(180640) 지분 9% 확보 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 이후 지주사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CGI는 강성부 전 LK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설립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문 사모투자펀드로, 한진칼의 경영권 장악 의도는 없으며 주요 주주로서 경영활동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대한항공(003490)(30%), 진에어(272450)(60%), 칼호텔네트워크(100%), 한진(22.2%), 정석기업(48.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17.8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있으며, 조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28.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국민연금,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요 주주들을 설득해 의결권 대결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충분히 표 대결이 가능한 점, 이것이 KCGI가 한진칼 공격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

국내 대기업들은 왜곡된 지배구조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다 보니 지배구조의 취약한 부분을 드러내게 되고, 이런 허점을 주주행동주의 편드가 파고들고 있다. 특히 지주사의 경우 여러 자회사나 관계사의 투자 및 배당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지주사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선함으로써 그룹 전체 계열사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지주사가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타겟으로 노출될 여지가 크다.

지주사들은 그간 지배구조 개편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할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가총액과 산업별 구분을 떠나 주요 지주사의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은 40% 이상으로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 지속됐다. 그러나 올해 주요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미 발의된 경제민주화법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되 규제강도는 완화시킨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활성화되면서 기업은 몸살을 앓겠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로 인해 기업의 몸값은 높아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주친화정책 기대감에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진칼의 경우 KCGI가 지분을 공개한 바로 다음날 15%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으며, 지난 4월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면서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등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2016년 삼성전자도 엘리엇의 주주제안 이후 두 달간 4.8%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도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지주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SK그룹의 `소버린 사태` 등 지배구조 관련 분쟁을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가 건실화되고 기업가치가 증대된 경우가 있었다”며 “행동주의 펀드는 지배구조 개선을 적극적으로 건의하며 공론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장기적으로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개선시켜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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