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외 점포 흑자냈다지만…낮은 경쟁력, 높은 현지화 장벽 여전

해외진출 20년 성과 보니…
해외사업 비중 글로벌 보험사의 10분의 1 못미쳐
현지 경험 부족하고 인지도 낮아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430억원 수준
  • 등록 2018-11-21 오전 6:00:00

    수정 2018-11-21 오전 8:07:41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해 중국과 브라질 등의 신흥 보험시장은 전년동기대비 12~15%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미 성숙된 시장을 가진 미국이나 한국, 일본 등은 같은 기간 1~2% 성장에 그쳤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과 일본 등의 시장은 성장이 계속 둔화될 것이다.” (맥킨지 금융보고서)

국내 보험시장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지면서 업계 경쟁은 심화되고 있고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그나마 대형 보험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해외 보험시장의 높은 진입장벽과 국내 보험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저조, 현지 경험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사 해외서 단기간 성과내기 쉽지 않아”

20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해외에 진출한 보험사는 삼성, 한화, 교보 등 생명보험사 3개사와 메리츠, 삼성, 현대해상, KB, DB, 서울보증, 코리안리 등 손해보험사 7개사 등 총 10개사에 그친다.

문제는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진출에 나선지 20여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국내외 보험사의 해외사업 비중을 보면 포춘 글로벌 보험사의 평균 해외사업 비중은 생명보험 11.9%, 손해보험 15.5%인 반면 국내 상위 7개 생보사와 손보사의 해외사업 비중은 각각 0.3%, 0.9%로 집계됐다. 글로벌 보험사의 10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해외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은 해외점포에서 총 385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원화 기준으로 43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손해율 개선과 투자이익 증가 등으로 그나마 전년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고전하는 이유로는 현지화 전략 부재, 높은 진입 규제와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지 수요와 특성에 부합하는 경험통계 등이 부족한 데다 설계사 육성 및 영업관리체계 구축 등 현지시장 영업기반 구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며 “보험사가 해외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생보사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태국 진출 20년만에 ‘타이삼성’이 첫 흑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1분기에 3억7000만원 적자를 기록한 후 2분기에 5억8000만원 흑자로 돌아서는 등 여전히 손익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해외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는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도 베트남 진출 8년 만인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또 다시 13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다행히 올 상반기에는 4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손보사는 상황이 좀 낫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한 삼성화재는 지난 1996년 인도네시아법인 출범을 시작으로 베트남, 중국, 브라질, 영국, 미국, 싱가폴 등에 진출해 있다. 해외법인의 상반기 순익은 총 1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급증했다. 법인별로는 200만원 적자부터 최대 67억원 흑자까지 다양하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 가입자 정서상 현지에서 인지도가 낮은 외국계 상품을 꺼리는 측면이 있다”며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보험사들과 경쟁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손해보험은 어느 나라 보험사 상품에 가입하든 유사한 측면이 있는 데다 해외 자국민 의존도도 높아 해외진출이 좀 더 용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민간 협력해 지속 교류 방안 모색해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보험시장을 뛰어넘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성장동력을 개발하기 위해 공동 대응키로 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일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해외에 진출한 보험사들의 정보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를 통해 해외 진출 보험사들의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공동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부터는 금감원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간 보험권 협의체가 구성돼 한·중 보험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는 보험사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답을 찾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해외 감독 당국과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효성 측면에서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정보공유를 위한 협의체 구성도 의미는 있지만 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오히려 당국과 민간이 협력해 개발도상국가 등의 금융·보험·재무 등의 실무담당 공무원과 최소 5~10년간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해외진출의 주요 장애 요인인 해외사업 경험 부재와 초기 투자비용 문제를 우회할 수 있는 해외진출 전략으로 업무위탁 전문회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며 “이를 위해 ‘금융기관 업무위탁 규정’ 개정을 통해 해외진출시 업무위탁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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