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로잡은 토스의 3대 비결은

인터넷전문은행 '참전' 비바리퍼블리카 강점
①고객의 불편함을 파고든 혁신성
②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위한 상생협력
③구성원들의 열정, 스톡옵션으로 성과 공유
  • 등록 2019-02-12 오전 6:00:00

    수정 2019-02-12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재운 한광범 기자]‘토스’ 가 신한금융과 손잡고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토스와 제휴관계인 은행들은 견제 심리를 내비치고, 핀테크 업계는 1위 기업이 은행업을 한다는데 놀라는 눈치다. ‘토스’가 글로벌 진출을 먼저 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지만, 어떤 평가를 하든 업계에서는 하나 같이 토스의 성장 스토리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금융권과 제휴해 성공한 핀테크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토스가 신한금융과 인터넷은행에 뛰어들 정도로 급성장한 비결로는 ①고객의 불편함을 파고든 혁신성 ②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위한 금융권과의 협력 ③직원들 열정 이끌어내는 수평적 조직문화 등이 꼽힌다.

최근 리뉴얼한 토스 서비스 로고


◇고객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을 해결하라

토스가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5년 2월이다. 하지만 준비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2011년부터 사업을 준비한 이승건 사장은 거듭된 실패에 크게 좌절하기도 했다. 실패에 지쳐갈 쯤 회의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들 왕래가 많은 현장에 나가 고객들을 관찰하기로 했다. 하루 종일 코피숍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일에 불편해하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찾아낸 생활 속 불편함들을 3일에 한번씩 모여 회의 할때 공유했다. 사실 토스의 간편송금도 여섯번째 시도 끝에 나온 아이템이었다. 그 때 이 사장은 회사 직원들이 아닌 고객들이 원하는 사업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하지만 아이디어만으로 비금융회사가 송금업에 뛰어들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금융위원회를 여러 차례 찾아간 끝에 결국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이끌었다. 토스의 간편송금에 문을 열어준 것은 IBK기업은행, NH농협부터였지만 사업 확대의 기반을 준 곳은 신한금융투자였다. 토스는 신한금융투자와 제휴를 맺고 CMA 계좌를 개설해 이용하면 송금을 무제한 무료로 제공하는 상품으로 ‘돈’과 ‘사람’을 끌어모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토스의 성장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이승건 사장은 발이 닳도록 금융권과 금융당국을 만났고, 차츰 그들도 파트너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초대회장이 되면서 금융당국 산하로 협회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턱 낮추기,...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모여라

토스는 간편송금과 신용등급 조회에서 쌓은 성과를 바탕으로 개인간(P2P) 대출, 전용 미니보험, 환전, 해외주식투자, 신용카드 추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다른 금융기관이나 경쟁 핀테크 기업들과 제휴한 모델이다. 모든 걸 혼자 다 하려 하지 않고 생태계 구축에 주력한 게 눈에 띈다.

신한금투와는 CMA 계좌부터 해외주식·펀드투자 등을, KEB하나은행과는 예·적금과 환전을, 수협은행과는 마이너스 통장을, 삼성화재·에이스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과는 전용 보험을 함께 했다. P2P 대출은 개인신용(8퍼센트)과 부동산(테라펀딩·어니스트펀드·투게더앱스)을 제공하며 핀테크 산업 성장을 주도했다.

토스에 입점한 한 P2P대출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토스 계정만 열면 우리 회사에 추가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다른 플랫폼 대비 장점”이라며 “수수료 부담도 낮은 편으로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토스 서비스 이용 예시.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1인당 1억’ 통큰 스톡옵션..직원 열정 이끄는 조직문화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자 이에 걸 맞는 보상을 제공하며 구성원의 사기를 높인 것도 성공비결이다. ‘전직원 스톡옵션 지급’과 대대적인 연봉인상에 부러움을 사고 있다.

토스는 임직원 180명 전원에게 1인당 각 5000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 기업 가치로 보면 1인당 지급되는 스톡옵션 가치는 1억 원 상당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직원뿐 아니라 앞으로 합류하는 신입이나 경력 직원에게도 적용된다.

이승건 사장은 “제2의 창업이라 생각하고 인센티브 정책을 내놓았다”며 “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에 대한 높은 보상임과 동시에 앞으로 회사가 맞이할 더 큰 도전을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약속의 의미”고 말했다.

워커홀릭인 이 사장은 토스 직원들에게 부담이기도 했다. 밤낮없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에게 일부 직원들은 소외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만난 이 대표는 명확한 인재상을 가진 CEO였다. 그는 “금융을 직접 내가 바꿔보고 싶다는 사명감과 법 없이도 살만큼의 도덕적인 인재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열정과 윤리의식이 높은 임직원들과 함께 금융혁신을 이루겠다는 그의 목표가 제3 인터넷은행 진입으로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앞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간담회는 기술과 혁신으로 초고속 성장한 1세대 벤처기업인들과 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돌파한 유니콘 기업인들을 초청해서 격려하고 벤처기업 육성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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