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관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건 총선이다”

내년 4월 21대 총선 앞두고 여야 본격 채비에 靑도 예의주시
여야 빅매치 구도에 이낙연·황교안·김부겸·안철수·유승민 행보 관심
민주, 레임덕 방지·정권재창출 vs 한국, 탄핵 넘어 정권교체 시동
총선, 현직 대통령 중간평가…文대통령 레임덕 작동 여부 변수
  • 등록 2019-04-22 오전 6:30:00

    수정 2019-04-22 오전 10:19:27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봉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1.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지선에 이어 총선 3연승을 거둘까?

2. 여야 차기주자 이낙연 vs 황교안의 ‘서울 종로’ 빅매치 성사는?

3.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및 사면 여부와 여야의 총선 유불리는?

4. 이해찬 ‘240석 대망론’·손학규 ‘지지율 10%’ 꿈은 이루어진다?

5.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6. ‘보수 아이콘’ 이언주 vs ‘총선 차출론’ 조국, 부산대첩 성사되나?

7. ‘만신창이’ 안철수·유승민의 내년 총선 권토중래 과연 가능할까?

8. 김부겸, 불모지 대구방어 성공하면서 차기 직행 카드 얻을까?

9. ‘장외주자’ 유시민, 여의도와 거리 두며 총선 불개입 고수할까?

10. 홍준표·오세훈·김병준, 보수의 ‘황교안 대세론’ 꺾을 수 있을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건 총선입니다.” 내년 총선까지 1년 정도 남았지만 벌써부터 ‘총선모드’입니다. 여야는 물론 청와대도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총선 성적에 따라 민주당은 레임덕 없이 정권재창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당은 기나긴 암흑기에서 벗어나 정권교체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여야 거물들의 빅매치와 차기 주자들의 행보도 관심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도 내년 총선에 달려있습니다. ‘레임덕 없는 안정적 국정운영’ 또는 ‘조기 레임덕에 따른 식물 대통령’의 갈림길입니다. 총성은 이미 울렸습니다.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모든 게 총선입니다.”

◇21대 총선 여야 잠룡들의 차기 전초전…이낙연·김부겸·황교안·안철수·유승민

내년 총선은 여야 차기주자들이 정치적 미래와 직결돼 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총선승리에 힘을 보탤 경우 민주당의 차기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입니다. 김부겸 전 장관도 대구에서 또다시 승리한다면 차기 입지가 보다 탄탄해질 수 있습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운명도 총선이 결정합니다. 서울 종로에서 승리하거나 비례대표 후순위로 배수진을 친 뒤 총선승리를 지휘하면 보수의 차기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총선전투에서 살아남아야 차기 입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불가피한 사유로 황교안 대세론이 흔들리면 다시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정치적 전망이 불투명한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의 거취도 관심사입니다. 지방선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손을 잡았던 바른미래당 참패는 두 사람을 만신창이로 만들었습니다. 차기 도전은 고사하고 정치적 재기도 극히 불투명합니다. 유승민 전 대표는 대구 출마시 승리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개혁보수의 깃발을 위해 서울출마로 스스로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합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독일에서 정치적 휴지기를 보내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도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에서 승리가 난망합니다.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이라는 파격을 뛰어넘는 또 한 번의 도전이 절실합니다. 다만 어떤 시도를 하든 과거의 파괴력은 미지수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애초 불가능…내년 총선 여전히 소선거구제 유력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논란입니다. 현행 소선거구제의 지나친 승자독식 폐해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핵심은 현행 300석 의석(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을 정당득표율 기준으로 배분하겠다는 것입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합의에도 도입은 불가능합니다. 의원정수 확대 없이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룰’은 합의가 우선이지 힘의 논리가 작동해서는 안됩니다. 게다가 지역구 253석을 225석으로 줄이는 게 가능할까요? 선거제개편은 개헌보다 어렵습니다. 지역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현역 의원들의 전투력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극강모드입니다. 거칠게 말하면 소선거구제의 최대 수혜자가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적극적일 이유가 없습니다. 내년 총선은 현행 소선거구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따져봐야 할 점도 있습니다.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배분이 과연 공정하기만 할까라는 의문입니다. 지역구·비례대표에 대한 교차투표 성향 때문입니다. 진보성향 유권자 상당수는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진보정당을 선택합니다.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돌풍은 일종의 교차투표 효과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여야 정당의 비례대표 선발과정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정의당의 패배주의(?)도 안타깝습니다. ‘민주노동당’ 간판으로 진보정당의 원내 진입이라는 숙원을 이룬 지 15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권영길·노회찬·심상정을 제외하고는 후보단일화 없이 지역구 당선자를 구조적으로 배출할 수 없다는 게 한계입니다. 연동형 비례제가 단독 교섭단체의 꿈을 이뤄줄 지도 미지수입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안습’입니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과 관계없이 총선을 전후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권은희, 하태경, 이준석 최고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손학규의 거취와 보수통합 가능성…‘조국 차출론’ 나온 ‘PK 표심’ 향배는?

내년 총선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여야 5당 구조의 유지 여부입니다. 유지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나쁠 게 없습니다. 보수분열 구도는 영남에서 어부지리를, 박빙 승부의 수도권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여야의 합종연횡과 정계개편 가능성 탓에 일대일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의당을 제외하고는 현행 다당제 구도가 이념과 가치에 바탕을 둔 정당의 분화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봉숭아학당보다 못한 바른미래당의 내분이 상징적입니다. 특히 손학규 대표의 거취는 보수통합의 중대 변수입니다. ‘지지율 10%’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보수야당은 ‘분열은 필패’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최소한 반(反)문재인을 기치로 탄핵사태 이전 ‘새누리당’ 시절로의 복원이 필수적입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유승민은 물론 중도 외연확장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안철수까지 끌어안는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물론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안철수·유승민의 재기는 ‘완벽하게’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선거구도와는 별도로 PK민심도 중요 변수입니다. 특히 ‘조국 차출론’은 현 정부의 인사실패론을 방어하고 흔들리는 PK민심을 사수하기 위한 고육지책입니다. 4.3 보궐선거 결과는 PK민심의 보수 회귀 현상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87년 체제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이 97년 대선, 2002년 대선, 2017년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원동력 중 하나는 90년 3당합당 이후 보수텃밭으로 변화한 PK민심의 균열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이인제 독자출마, 영남후보로서 노무현·문재인의 득표력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민주당이 PK전선에서 패배할 경우 총선패배를 넘어 차기 대선 승리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역으로 한국당이 과거처럼 PK를 싹쓸이할 경우 총선승리를 넘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불씨를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내년 총선은 文정부 중간평가…文대통령은 위기를 뛰어넘을까?

현직 대통령에게 임기 도중 총선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88년 13대 총선 이후 여소야대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수파 정권의 한계를 17대 총선 과반 승리로 어느 정도 극복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친이·친박 갈등에도 18대 총선 과반으로 상대적으로나마 안정적인 의회 권력을 확보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MB부 말기 19대 총선 과반승리를 주도했지만 정작 대통령 임기 4년차에 치러진 20대 총선 패배로 국정농단→탄핵→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지는 불명예를 겪었습니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입니다. 지방선거와는 다를 것입니다. 그때는 보수궤멸론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총선 전망은 조심스럽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또는 사면에 대한 여야 유불리를 따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북핵문제의 피로감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으로 현 정부가 패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민심이 대선,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민주당을 선택하는 것은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분석입니다. 반대로 △보수분열 구조 △한국당 극우화 △한반도 평화의 급진전 변수 등을 고려할 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최소한 원내 제1당에서 단독 과반 또는 그 이상의 성적이면 레임덕은 없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의 제1당 탈환이나 ‘황교안+안철수+유승민’으로 이어지는 반(反)문재인 연합전선에 패배할 경우 그 다음날부터 레임덕의 시작입니다.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에서 4·3평화재단관계자와 유족 등이 참석해 열린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각 정당 대표들이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사진=연합뉴스)
◇대통령만 바뀐다고 뭘 할 수 있나? 대한민국 권력 핵심은 ‘여의도 권력’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서 ‘의회권력’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치구조는 강력한 대통령제입니다. 뜯어보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합니다. 대통령 권력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참여정부가 대표적입니다. 대통령을 부정하는 정치적 반대파가 득세한 가운데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는 지지층의 압박과 지지철회는 참여정부의 권력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렸습니다. 대한민국 핵심 권력은 ‘의회’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인사권’마저도 야당 반발로 무력화되는 경우는 부지기수입니다. 인사청문회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현 정부는 물론 역대 정부에서도 수없이 되풀이돼온 풍경입니다. 행정부가 아무리 일을 하려고 해도 의회가 반대하면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외교안보와 민생경제에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것도 이때문이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은 ‘노무현’이었지만 한나라당의 결재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MB정부 시절 대통령은 ‘이명박’이었지만 여의도를 장악한 박근혜의 반대에 매번 좌절해야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행정수도 이전·개헌 추진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판문점선언의 국회비준 불발과 여야의 대선공약이었던 개헌 무산도 바로 의회권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내년 총선에 달려있습니다. 의회권력만 얻는다면 화룡점정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한 임기 시작이 될 것입니다. 다소 어이없는 건 절박한 상황에서 터져나온 이해찬 대표의 240석 대망론입니다. 한심합니다. 역대 총선에서 한 방에 훅 간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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