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쪽 구석에 ‘장애인콜택시 승강장’이 있다. 바닥에 장애인콜택시라는 글자가 적혀 있고 갈색 표지판이 붙어 있긴 하지만 웬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렵다.
승강장은 대로에서 서울역 광장 쪽으로 진입하는 차도의 길목에 있다. 장애인콜택시가 서지 않을 때에는 일반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곳이다.
장애인콜센터 승강장을 설치한 서울시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승강장 설치 관련 규정이 아예 없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공문을 보내 승강장 설치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장애인 이동을 돕겠다고 선의로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니 칭찬할 일이나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던 점은 아쉽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장애인콜택시 승강장에 그치지 않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이용이 아예 불가능하다. 지하철 역시 장애인들에겐 가까운 이동수단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지하철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추락해 사망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등록 인구는 255만여 명이나 된다. 그러나 주변에서 장애인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조력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아서다. 장애인이 적은 나라가 선진국이 아니다. 장애인을 쇼핑몰, 극장,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