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브로드웨이에서 꼭 봐야 할 공연 중 하나로 손꼽히는 뮤지컬 ‘라이온 킹’이 오리지널 그대로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 7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는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과 부산으로 공연을 이어간다. 지난 9일 한국 공연을 기념해 내한한 창작진을 대구 중구 한 호텔에서 만나 작품의 흥행 비결을 들었다.
‘라이온 킹’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일본 극단 시키가 제작한 라이선스공연으로 무대에 올랐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번 공연은 다르다는 것이 창작진의 공통된 의견이다. 펠리페 감바 월트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 이사는 “나쁜 버릇인지 모르겠지만 ‘라이온 킹’의 성공은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확인해왔기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공연”
자신감의 근거는 ‘라이온 킹’의 흥행 기록에 있다.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라이온 킹’은 현재까지 전 세계 25개 프로덕션에서 95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은 흥행작이다. 1998년 토니 어워즈에서 최고 뮤지컬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 차지하며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현재도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를 비롯해 독일 함부르크, 일본 도쿄와 삿포로, 네덜란드의 스케브닝겐 등에서 공연하고 있다.
작곡가 한스 짐머, 팝 가수 엘튼 존과 함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던 레보 엠은 보편적인 메시지와 음악을 작품의 인기 비결로 꼽았다. 그는 “‘라이온 킹’의 음악은 다양한 문화를 하나로 엮어 글로벌하고 보편적인 감성을 담았기에 음악의 힘이 없었다면 이 작품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온 킹’의 성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연출가 줄리 테이머다. 무대 연출가이자 영화 감독이기도 한 줄리 테이머는 이 작품으로 토니 어워즈에서 여성 최초로 연출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남겼다. 인터내셔널 투어의 상주 연출가인 오마르 로드리게즈는 “줄리 테이머의 말처럼 진화하는 뮤지컬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문화나 기술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변화를 주고 있다”며 “‘라이온 킹’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압도적 볼거리…한국 정서도 녹여내
계명아트센터에서 확인한 ‘라이온 킹’의 인터내셔널 투어는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원작 사운드트랙으로도 잘 알려진 ‘서클 오브 라이프’와 함께 막을 올린 공연은 광활한 아프리카 평원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과 함께 객석 통로로 쏟아져 나오는 사슴, 얼룩말, 코뿔소, 코끼리 등 각양각색의 동물로 관객을 순식간에 작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인형극과 그림자극을 활용하는 등 볼거리도 가득했다.
‘진화하는 뮤지컬’이라는 창작진 표현처럼 이번 한국 공연에는 한국 관객을 위한 변화가 가미됐다. “꼭 서문시장에서 파는 샤워커튼 같구먼” “제발 절 에버랜드로 돌려보내지 마세요” 등 한국적인 정서를 녹인 대사가 등장할 때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감초 조연인 티몬과 품바가 밥을 먹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무당벌레 샌드위치’는 ‘번데기 샌드위치’로 번안하기도 했다. 오마르 로드리게즈는 “이번에 한국에 와서 번데기를 먹은 경험이 작품에 녹아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초연 20주년을 기념해 성사된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는 미국·영국·멕시코·브라질 등 전 세계 11개 프로덕션에 참여했던 18개국 나라 배우 및 창작진으로 프로덕션을 꾸려 오리지널 무대를 그대로 재현한다. 오는 12월 25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뒤 내년 1월 9일부터 3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이후 내년 4월 개관 예정인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