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노 안재용 "한국인의 흥, 발레에서도 빛나죠"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수석무용수
6월 '신데렐라'로 국내 관객과 만나
입단 2년 만에 최고 무용수 자리 올라
"내 춤 보고 관객도 자신을 표현하길"
  • 등록 2019-04-22 오전 6:32:33

    수정 2019-04-22 오전 6:32:33

몬테카를로발레단 수석무용수 안재용 프로필(사진=마스트미디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1월 모나코를 대표하는 몬테카를로발레단에서 입단 2년 만에 수석무용수로 승급해 화제가 된 발레리노 안재용(26)이 오는 6월 한국 관객과 만난다. 안재용은 몬테카를로발레단과 함께 ‘신데렐라’ 내한공연(6월 12~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한국을 찾는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안재용은 “한국의 무용수가 몬테카를로발레단의 옷을 입은 모습은 어떤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인 무용수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라며 “공연에서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재용은 201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졸업하고 이듬해 5월 몬테카를로발레단에 개인 오디션을 거쳐 2016~2017시즌 정단원으로 입단했다. 2017~2018시즌에서 세컨드 솔리스트로 승급한데 이어 지난 1월 2018~2019시즌의 수석무용수로 다시 승급하며 발레단 대표 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다.

발레는 남들보다 조금 늦은 고등학교 때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스노보드·스피드 스케이팅·성악·오보에 등이 취미였지만 발레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 안재용을 발레로 이끈 것은 독일에서 유학을 하며 오페라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 누나였다.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는 동생이 발레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한 누나는 안재용의 방에 영화 DVD를 하나 놓고 나왔다. 미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무용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백야’였다.

안재용은 “영화 주인공인 발레리노 마하엘 바리시니코프의 첫 장면부터 마음을 완전히 빼앗겨 연이어 3번을 돌려보았다”며 “남자 무용수가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발레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몬테카를로발레단 ‘신데렐라’의 한 장면. 수석무용수 안재용(오른쪽)(사진=마스트미디어, Alice Blangero).


한국 발레의 저력은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안재용 외에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 파리오페라발레의 제1무용수 박세은 등이 해외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활약 중이다. 안재용은 그 비결을 한국인 특유의 ‘흥’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통을 지키고 풍류를 즐겼던 문화선진국으로 그것이 우리의 피 속에 프르고 있는 것 같다”며 “외국 관객도 서양 무용인 발레를 한국인이 출 때 색다름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수석무용수 자리까지 올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안재용은 “수석무용수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리허설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매일 새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 춤을 보고 관객도 영감을 얻어 자기 자신을 춤·글·음악 등으로 표현하고 살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몬테카를로발레단은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인 발레 기획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만든 발레단 ‘발레 뤼스’를 계승해 1932년 창단한 발레단이다. 1985년부터 모나코의 카롤린 공주의 후원 아래 왕립발레단이 됐다.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1993년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세계 정상급의 컨템포러리 발레단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마이요 예술감독과의 작업에서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안재용은 “마이요 예술감독의 안무는 굉장히 사실적이면서도 단순히 춤을 추는 동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인물간의 감정 묘사를 볼 때면 단순한 발레 무대가 아닌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용이 꼽은 ‘신데렐라’의 관전 포인트는 ‘발’이다. 몬테카를로발레단의 ‘신데렐라’는 작품의 키 포인트인 유리구두를 맨발로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안재용은 “신데렐라 발의 금가루가 유리구두를 대체한다”며 “무도회 장면에서도 왕자에게 여자들이 구혼을 요청할 때 왕자가 그녀들의 발만 보는 재미있는 설정이 있다”고 소개했다.

몬테카를로발레단 ‘신데렐라’의 한 장면. 수석무용수 안재용(가운데)(사진=마스트미디어, Alice Blang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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