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컴퍼니(YMTC)와 이노트론(Innotron), 푸젠진화반도체(JHICC) 등 중국의 3대 메모리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줄줄이 자사 기술을 활용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간다.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YMTC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올 연말 저사양인 3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한 이후 내년 말에는 고사양에 속하는 64단 3D 낸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64단 3D V낸드를 양산한 시점(2017년 1월)을 감안할 때 YMTC와 삼성전자의 기술 격차가 최소 약 2년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 D램 공장을 지난해 6월 완공한 이노트론은 올 연말 시험생산에 들어가 내년 초 본격적인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노트론은 첫 제품으로 첨단 제품인 ‘LPDDR4 8Gb’ 칩을 선택했다. 이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으로, 삼성전자는 2014년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단시간에 기술력을 높여 메모리 양산 단계까지 도달한 데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세계 제조업의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정책하에 현재 20%대에 머무는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까지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 정부는 2014년 9월 자국 반도체 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5000억위안(약 82조원)을 투입해 자금부터 세금 감면, 인재 육성 등 종합적인 지원을 이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을 상대로 가격 담합 조사에 나서는 등 해외 업체 견제에도 신경을 썼다. 이런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1단계로 기술 기반을 닦고, 2단계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는 등 철저한 준비 끝에 메모리 본격 양산을 눈앞에 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저가형 제품을 시작으로 자국 내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 국내 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업체가 기술력을 높이는 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시스템 반도체 R&D 강화 등으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