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자 한국과총 회장 "출연연 혁신, 핵심은 구호가 아닌 실행력"

"실행력 담보되지 않는 대책으론 문제 해결 요원"
"PBS 개편 만으론 부족…공공·사회연구, 중기 기술 지원 연구 필요"
"시대는 초융합 시대인데 거꾸로 출연연은 울타리 치고 자기만의 연구"
  • 등록 2019-04-02 오전 6:00:00

    수정 2019-04-02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출연연 문제 해결은 결국 얼마나 의지를 갖고 실행에 옮기느냐는 것입니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과학기술계 원로이자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을 지낸 김명자(사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출연연 문제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단골 정책 현안이었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1990년대에 접어들어 대학과 민간기업의 연구개발이 활성화되면서 출연연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시대적 전환이 필요했는데 대처가 늦었다”며 “비전이니 정체성이니 여러 혁신에 대한 논의는 많이 했는데 실제로 그것을 실행력을 갖고 행정에 옮겨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출연연이 지향해야 할 연구 방향에 대해 결국 기초·원천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과학사에서 보면 20세기에 기초연구를 거의 다 소진해 응용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21세기는 새로운 기초연구에 의해 새로운 응용개발 연구로 가야한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 지식혁신 대변환기를 맞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기초원천 연구의 씨앗을 뿌려 거기서 열매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과학기술의 사회적 역할 확대에 주목해 출연연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시대 변화에 따라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는 공공·사회적 기술에 대해서도 출연연의 몫이 있어야 한다”며 “거기에 관심을 두고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회장은 “출연연이 21세기 인류 문명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위해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글로벌 이슈 해결에서 역할을 확대해 지구공동체의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회장은 중소기업 기술력 제고에 출연연이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봤을 때 인력 기준 전체 근로자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많이 미흡하다는 게 가장 큰 취약점”이라며 “중소기업 기술력 제고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하고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출연연이 그런 역할을 해 준다면 정책 당국도 매우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은 출연연 경쟁력 저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개편에 대해 “출연연의 연구성과를 높이기 위해 PBS시스템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은 필요하고 현 시점에서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PBS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출연연이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간 및 대학과 구분되고 특화되는 근본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R&D 정체성과 비전을 새로 세우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출연연 문제 해결을 위해 출연연 내부로부터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외부에서 컨트롤해서 출연연 개혁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출연연 스스로 정말 새롭게 태어나는 각오로 행동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과학기술계의 컨센서스를 모아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입체적인 실천전략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출연연의 수직적 관료주의 문화, 배타적인 문화도 청산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김 회장은 “시대는 초융합, 초지능, 초연결의 시대로 가고 있는데 출연연은 거꾸로 분화를 거듭하면서 R&D 중복이 발생하고 유명무실한 기관도 여러 곳 생겨났다”며 “서로 울타리를 치고 자기만의 연구를 해서는 새 길을 모색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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