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하자분쟁]툭하면 민원, 수백억소송 예사

아파트 입주민·건설사 골머리
10대 건설사만 1700억대 소송전
정부 분쟁조정 절차로는 해결 한계
준공 전 품질검수 등 보완책 필요
  • 등록 2019-10-17 오전 4:00:00

    수정 2019-10-23 오후 5:49:27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아파트 5000가구에 육박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했지만 아직 입주율이 20%대에 그치고 있다. 입주 전부터 시작된 입주예정자들과 시공 컨소시엄(대우·현대·SK건설)간 부실시공 공방에 입주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양측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아파트 하자를 둘러싼 분쟁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과거보다 건설 기술력은 발전했지만 시장이 투자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위주로 바뀌면서 집주인들이 더 깐깐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아파트 하자 소송을 부추기는 일부 법무법인(로펌)까지 가세하면서 사회적 비용까지 늘고 있다.

16일 이데일리가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 입주자들과 진행 중인 하자보수 소송 건수는 모두 57건, 여기에 드는 비용만 무려 1693억원에 달한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028260)이 150억원이 넘는 소송내역만 공개해 집계에서 빠졌고, 나머지 건설사들도 소송가액 20억원 이상만 공개했음에도 2000억원에 육박한다.

소송가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000720)로 15건, 485억6700만원 규모다. 소송 건수도 두 번째로 많았다. 대림산업(000210)은 하자보수와 미시공과 오시공, 하자보수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9건 진행 중으로 소송가액은 381억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첫 진입한 호반건설은 소송가액이 207억8343만원으로 3위다. 소송 건수는 16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172억4600만원(3건)이었고, 대우건설(047040)은 170억900만원(6건), 포스코건설은 120억6200만원(4건), GS건설(006360)은 86억1400만원(2건)이었다.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 40억원, 20억원짜리 소송을 1건씩 진행 중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하자분쟁을 조정해달라는 민원도 줄지 않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접수된 민원은 설립 초기인 2010년 69건에 불과했지만 2015년 4244건으로 대폭 늘어난 이후 매년 400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이미 상반기 중 2000건을 넘어섰다.

하자 분쟁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데엔 ‘하자’를 둘러싼 입주민과 건설사 측 해석 차가 크기 때문이란 게 주택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건설사들의 공사기간 단축, 원가 절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동영 의원은 “10년 이상 저축해 어렵게 내 집을 장만한 서민들이 부실시공된 집에서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아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각 지자체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주택 품질검수단’을 설치해 골조공사 완료 후와 사용검사 신청 전에 각 1회씩 시공 상태를 검수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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