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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미망인’은 여러모로 국립오페라단의 틀을 깨는 작품이다. 가상의 작은 나라 폰테베드로에서 파리로 이주한 은행가의 미망인 한나의 재혼을 막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웃음을 유발하는 연기와 보는 이를 흥겹게 하는 안무가 눈에 띄었다. 작곡가인 프란츠 레하르가 쓴 왈츠·폴카·마주르카·폴로네즈 등 춤곡이 흐르는 가운데 상의를 시원하게 벗은 카바레 댄서들이 등장해 몸을 흔든다. 객석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다. 딱딱한 자세로 점잖게 보던 오페라가 아니라 가벼운 쇼뮤지컬 공연장에 와 있는 듯했다.
내용뿐만 아니라 출연진과 공연 장소도 이전과 결이 다르다. 다닐로로 출연한 안갑성은 6년 전 오페라타 ‘박쥐’에 출연한 후 오페라가 아닌 뮤지컬과 대중음악계 등에서 활동했다. 발랑시엔으로 출연한 김순영도 뮤지컬계에서 이름났다.
“제가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국립오페라단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죠.” 안갑성은 지난달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캐스팅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오페레타만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나 오페라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활동 중인 그가 국립오페라단의 무대로 돌아온 것은 의미가 있다. 이들의 캐스팅뿐만 아니라 공연장소도 뮤지컬이 자주 오르는 LG아트센터였다. 대부분의 작품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올려 왔기에 이례적이다.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공연을 앞두고 “‘유쾌한 미망인’은 오페라보다 훨씬 덜 부담스럽고 재미있는 작품”이라며 “오페라에 벽을 느꼈던 관객들을 오페라극장으로 이끄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자신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성공적으로 끝난 ‘유쾌한 미망인’을 뒤로하고 오는 9월 모차르트의 오페라인 ‘코지 판 투테’를 공연한다. 무대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다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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