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같은 땅에 살 운명…희망을 배달합니다"

국립극단 신작 '오슬로' 주연 전미도-손상규
뮤지컬·연극 활동…국립극단 통해 첫 만남
공연과 연기 이야기 하며 금방 친해져
남북관계 연상 작품…"울컥하는 감동 있을 것"
  • 등록 2018-10-11 오전 6:00:00

    수정 2018-10-11 오전 6:00:00

연극 ‘오슬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민족 갈등을 해결하러 나선 노르웨인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노르웨이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 전미도(오른쪽), 손상규는 “대사도 많고 어려운 단어가 많지만 잘 짜인 합으로 리듬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한다”며 “인물간의 관계와 성격이 잘 그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미도가 이렇게 유명한지 잘 몰랐다. 미도랑 같이 작품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서로 팬이라며 난리더라.”(손상규) “여기 오니 ‘너는 국립극단 시즌 단원이니?’라고 묻는 선배도 있었다(웃음). 상규 오빠 공연은 못 봤지만 오빠가 하고 있는 양손프로젝트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워낙 유명하니까.”(전미도)

뮤지컬과 연극, 두 영역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쳐온 배우들이 한 무대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오는 12일 개막하는 국립극단 신작 연극 ‘오슬로’(11월 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 출연하는 배우 전미도, 손상규가 그 주인공이다.

전미도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 ‘어쩌면 해피엔딩’ 등으로 2년 연속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뮤지컬계 스타 여배우다. 손상규는 배우 양종욱·양조아, 연출가 박지혜와 함께 창작그룹 양손프로젝트로 다채로운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서로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에서 만난 두 사람은 예전에 본 각자의 과거 작품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티격태격할 정도로 이미 절친한 선후배이자 동료가 돼 있었다. “유명한 스타 배우가 출연해 꼭 함께 하고 싶었다”는 손상규의 능청스러운 농담에 쑥스러운 듯 쳐다보는 전미도의 모습이 딱 그랬다.

◇이스라엘-PLO 갈등 “신선함에 출연”

‘오슬로’는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립극단에서 선보이는 연출작이다. 2016년 뉴욕 초연 이후 토니상, 드라마 데스크상,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등을 휩쓴 극작가 J. T. 로저스의 작품을 무대화한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극적으로 타결된 오슬로 협정의 숨겨진 주역인 노르웨이 부부 티에유 라르센, 모나 율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배우가 출연 제안을 받은 건 지난 여름. 사전 지식 없이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방대한 극본이었음에도 신선한 내용과 이성열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전미도에게는 오랜만의 연극 무대. 국립극단과의 작업도 무려 6년 만이다.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고민에 연극을 선택했다. 전미도는 “안 해본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을 늘 갖고 있다”며 “모나 율은 그동안 해본 적 없는 이성적이고 지적인 역할이라 겁 없이 덜컥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중 티에유 라르센, 모나 율 부부는 노르웨이의 사회학자와 외교관으로 오슬로 협정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다. 극의 중심에 있는 핵심 인물이자 극을 이끄는 화자로 쉬는 시간을 포함해 3시간 내내 무대를 지킨다.

작품에 대한 첫인상은 서로 달랐다. 손상규는 “대본을 읽으면서 아드레날린을 느낄 정도로 신이 났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전미도는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두려움도 컸지만 성향상 모험을 선택하는 스타일이라 배운다는 생각으로 대본을 읽었다”고 했다. 첫 만남이었지만 친해지는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공연과 연기 이야기로 금방 친해졌다”며 웃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그리는 ‘오슬로’는 남북관계를 떠오릴게 만든다. 두 배우도 작품을 준비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전미도는 “‘우리는 같은 땅에서 살아야 하는 운명으로 맺어져 있다’는 대사처럼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손상규는 “남북이 하나가 되면 좋겠다는 것, 나아가 그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울컥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극단 신작 연극 ‘오슬로’에 출연하는 배우 손상규, 전미도가 최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핀터나 체홉 작품으로 다시 작업하길”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를 꿈꿨던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다. 반대로 손상규는 20대가 된 뒤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던 중 연극 동아리에서 만난 배우 양종욱과 2003년부터 ‘양손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공연계에서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 현재는 연출가 박지혜, 배우 양조아가 합류해 4명이 함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창작을 겸하다 보니 배우이면서도 동시에 연출가의 시선을 갖고 있다. 전미도에 따르면 이성열 감독에게 다양한 의견을 내는 유일한 배우라는 후문. 손상규는 “양손프로젝트와 1년에 최소 300일 정도를 같이 작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양손프로젝트의 작업도 소중하지만 국립극단 같은 외부 활동도 연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자신을 ‘뮤지컬배우’로 가두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연극과 뮤지컬 모두 ‘연기’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기 때문이다. 뮤지컬로 주목을 받았지만 극단 맨씨어터 소속으로 연극도 꾸준히 함께 해왔다. 전미도는 “뮤지컬도 퍼포먼스나 쇼가 많은 작품이 아니라 드라마 위주의 작품을 많이 했다”며 “연극, 뮤지컬 구분 없이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무대에 다시 함께 설 날이 올까. 손상규는 “미도는 스마트한데다 연기에 대한 태도도 좋아서 나중에 또 같이 작업하고 싶다”며 “해롤드 핀터나 안톤 체홉의 작품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권했다. 전미도는 “상규 오빠는 생각이 많은 저와 달리 모든 상황을 심플하게 바라보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게 부러웠다”며 “다시 작업할 날을 기다리고 있겠다”며 화답했다.

국립극단 신작 연극 ‘오슬로’에 출연하는 배우 손상규, 전미도가 최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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