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무너지니…'초고가·초저가 브랜드'만 살아남는다

경기침체 장기화 소득양득화 더해…소비양극화도 심화
이마트 부진 속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성장
백화점 업계 이끈 명품…뷰티 시장도 럭셔리·편집숍만 호황
로드숍 브랜드의 몰락 가속화…매장 감소세
  • 등록 2018-11-14 오전 5:00:00

    수정 2018-11-14 오전 5:00:00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성장이 주목 받고 있다.(사진=이마트)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소비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부진에 소득 양득화가 심화하며 소비자들이 고가의 상품이나 초저가 상품만 찾고 있어서다. 중간 가격대의 소비층 실종은 관련 브랜드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유통구조의 변화까지 불러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9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총매출액은 4조292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이마트의 외형 성장을 이끈 것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년대비 30.9% 신장한 총매출 537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가 3조1571억원으로 1.5% 신장에 그친 점과 대비된다.

트레이더스는 내실 경영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5% 늘었다. 트레이더스의 성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이마트의 실적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트레이더스의 성과는 신규 출점 없이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트레이더스는 2015년 점포 10개에서 2017년 14개로 늘렸다. 올해는 신규 점포가 없는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개선했다. 이마트가 2년 연속 점포를 정리한 것과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이마트 보다 물품 가격이 저렴한 트레이더스에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분기 매출 4320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8.4% 성장했다. 명품이 14.2% 신장하는 등 전반적으로 소비 흐름이 개선돼서다. 롯데백화점도 명품 매출이 12% 증가하는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9%, 57.4% 신장했다.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미샤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변화 추이. (그래픽=이동훈 기자)
소비 양극화는 패션·뷰티 영역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화장품 소비가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과 편집매장으로 집중되면서 기존 중저가대의 로드숍(거리매장) 시장이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 네이처 리퍼블릭, 미샤, 토니모리, 스킨푸드 등 주요 로드숍 브랜드의 매장 수는 2015년 말 4868개에서 2016년 말 4834개로 1.4% 증가했지만, 지난해 4775개로 3.2% 감소했다. 올해도 감소세가 이어져 4000여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자 로드숍의 취약한 경쟁력이 드러난 것이다.

로드숍 신화의 대표 브랜드인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은 2012년 연결 기준 4523억원에서 지난해 3733억원으로 17.5%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731억원에 그쳤으며 영업이익은 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1분기부터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스킨푸드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로드숍이 몰락하고 있는 사이에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2년 286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조674억원으로 10배가량 성장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도 눈에 띈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후’는 올 상반기에만 9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연말께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는 2년만에 다시 대기록 작성을 앞두고 있다.

패션시장은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 혁신에 따른 소비심리 자극 등에 힘입어 올해 전년 대비 3.3% 성장한 43조880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 하고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며 소비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초고가 혹은 초저가 상품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중간 가격대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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