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는 ‘한국의 서원’ 아홉 곳은 선현의 사상을 받들어 유생을 가르친 조선의 사립 교육기관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걸 넘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되물으며 성리학의 상징으로 남았다. 한국에 서원을 정착시킨 퇴계 이황은 자기 자신의 본질을 밝히는 학문이란 의미에 ‘위기지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의 서원’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점에서 조선 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홉 서원은 닮았지만 서로 다르단다. 제향자의 삶과 지형조건에 따라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유생이 머물던 평이한 건축물이 아니라 삶을 찾아가는 여정으로서 인문학이 스며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