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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올해 45~48%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속칭 `고시 낭인(浪人)`을 없애겠다며 도입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이제는 `변시 낭인`을 양산하고 있어서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로 구성된 전국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는 오는 18일 총궐기를 통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법학계도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란 취지로 지난 2009년 3월 개원한 로스쿨이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한다.
변호사시험 응시자 최대 규모…합격률 또 하락할 듯
17일 교육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치러진 제8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48% 이하로 하락할 전망이다. 매년 응시자 수가 늘고 있지만 합격인원을 제한한 탓이다. 지난달 8~12일 치러진 2019년 제8회 변호사시험 응시자 수는 333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2012년 1회 변호사시험 응시자 1665명과 비교하면 2배 증가한 수치다. 매년 불합격자가 다시 변시에 도전하면서 응시자 수가 누적된 결과다. 현행 로스쿨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로스쿨 졸업 후 최대 5회까지 변시를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매년 변시 합격점수(커트라인)는 상승하고 있다. 응시자가 1665명에 그쳤던 1회 때는 커트라인이 1660점 만점에 720점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7회 시험 커트라인은 881.9점으로 162점 가까이 올랐다. 로스쿨 졸업생·재학생으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 최상원 회장은 “응시자 규모가 역대 최대인 올해 커트라인은 900점을 넘길 것”이라며 “로스쿨 1기 졸업생들은 720점을 받고도 문제없이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지금 학생들은 단지 입학이 늦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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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커트라인↑…학생들 “합격률 응시자 대비 75%” 요구
로스쿨은 시험이 아닌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하지만 변시가 자격시험이 아닌 선발시험으로 변질되면서 과거 사시체제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무국장은 “로스쿨제도는 교육을 통해 자격시험을 치르도록 설계했지만 매년 1500명 이상이 변시에서 탈락하면서 그 취지를 잃고 있다”며 “의사·약사처럼 일정 성적을 거두면 자격을 주는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변시 합격률이 하락하면서 로스쿨이 변시 대비 학원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도 합격률 제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법무부 관계자는 “변시 합격률은 입학정원 대비 75%를 원칙으로 결정해왔다”며 “변시 합격률 조정은 법조인력 수급현황 등을 면밀히 고려해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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