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큼은 마음껏"…선천성대사이상 환아들의 '특별한 외출'

매일유업, 4회째 '하트밀'(Heart Meal) 만찬 제공
선천성대사이상 환아 및 가족 초청 봄나들이 만끽
  • 등록 2018-03-26 오전 6:40:00

    수정 2018-03-26 오전 10:39:36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열린 ‘하트밀 만찬’ 행사에 참석한 선천성대사이상 환아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매일유업)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오늘도 삶은 달걀 3분의 1정도만 먹였어요. 아무래도 암모니아 수치가 높아지면 어쩌나 걱정이 돼서….”

최재겸(6·가명)군의 엄마 장모(33)씨는 “울산에서 아침 기차로 일찍 올라오느라 졸려서 그러는지 맛있는 걸 두고도 별로 먹질 않더라”고 속상해했다. 짙은 눈썹과 새까만 눈동자, 똘망똘망하게 생긴 재겸이는 선천성대사이상(PKU) 질환의 일종인 요소회로대사이상증을 앓고 있다. 발병률은 신생아 1만5000명~4만명 당 1명꼴로, 단백질 섭취는 금물이다. 고암모니아 혈증으로 발달 지연, 학습장애, 지적장애등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탓이다.

재겸이 출생 당시 정부에서 지원하는 필수 6종 선별 검사를 받았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자칫 모르고 지나칠 뻔 했지만, 일부 수치에 이상한 점을 발견한 의사가 추가 검사를 권유해 다행히 조기 진단을 할 수 있었다.

부부는 생후 2개월 간 전문의가 있는 청주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후에도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청주로 통원 치료를 받으러 가는 게 일상이었다. ‘삼겹살 파티’는커녕 가족들끼리 외식조차 마음 편하게 할 수 없다. 채소 반찬 위주인 집 근처 단골 식당에 가는 정도가 전부다.

장씨는 “미리 치료를 못해 후유증을 앓는 친구들도 많은데 그나마 다행”이라며 “평범한 아이들과 조금 다를 뿐인데, 학교에 가면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낮 서울 종로구의 한 레스토랑에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열일곱 가족이 모였다.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은 아미노산·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모유는 물론 밥이나 빵, 고기 등의 음식을 자유롭게 섭취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선천성대사이상 질환 환아를 위한 특수 분유 12개 제품을 생산 중인 매일유업이 이들 환아와 가족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한 이벤트 ‘하트밀(Heart Meal) 만찬’ 행사였다. 레스토랑 셰프들과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 연구원들이 이들을 위해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만찬을 선사했다.

이들을 위해 준비한 건 맞춤형 피자, 리소토, 샐러드, 아이스크림 등 저단백 코스 요리. 호박 소스로 버무린 두부 뇨끼와 연어와 적양파 잼을 곁들인 쥬키니 리조또가 이날의 메인 메뉴였다.

행사 준비에 참여한 한 셰프는 “한 접시 한 접시 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맛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며 “먹는 즐거움을 느끼기 힘든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그 즐거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측은 이날 선보인 메뉴들은 집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요리법을 상세하게 적은 레시피 카드로 제작해 환우 가족들에게 증정하기도 했다. 더불어 선천성대사이상 환우와 가족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족 사진을 촬영해주는 포토존과 풍선 아트 및 퀴즈 이벤트 등도 함께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가족은 “‘아이가 왜 고기를 못 먹어요’ 같은 질문에 설명을 하다보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며 “주위 눈치 안 보고 가족이 다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토레 앤 바’에서 열린 ‘하트밀(Heart Meal) 캠페인’ 행사에서 최재겸(가명)군의 가족이 모처럼 마음 편한 외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매일유업)
지난 1999년부터 선천성대사이상 특수 유아식을 생산하고 있는 매일유업은 올해로 4회째 하트밀 만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업 철학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4세 이상의 환아들을 위한 2단계 제품을 개발, 특수 분유 8종 12개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매일유업 측은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들에게 평소 먹어보지 못한 요리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의미가 깊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지속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태영 한국선천성대사질환협회장은 “수익 사업이 아닌 온전히 사회환원사업의 일환으로 특수분유 생산에 앞장서 온 매일유업 측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마음 놓고 외식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모자보건법에 따라 만 18세까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후에도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재 한국선천성대사질환협회에는 300여명의 환아가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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