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의 블록체인 탐방]"돈보다 네트워크"…페북·구글에 맞설 스타트업 키운다

15편. 파운데이션엑스 <上> 대표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마이더스 손` 퓨처플레이 자회사…네트워크 강점 살린다
플랫폼보단 디앱 집중…"제대로 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
  • 등록 2018-07-23 오전 6:15:19

    수정 2018-07-23 오전 6:15:19

블록체인이 각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기존 시스템이나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덧입히거나 완전히 차별화한 모습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초기 개발자 없이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자생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인센티브로서의 코인이나 토큰을 매개한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도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총 14편에 이르는 `이정훈의 블록체인 탐방`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과 스타트업들의 동향을 전달했던 이데일리는 그 `시즌2` 연재를 통해 이처럼 크립토(Crypto)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주요 시장 플레이어를 만나 그들의 행보와 비전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파운데이션엑스의 투자 포트폴리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블록체인과 그 기술을 활용한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스타트업들이 인터넷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 네이버 등에 대항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특히 코인을 찍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암호화폐공개(ICO)라는 강력한 무기는 다윗과 골리앗에 비견할 만큼 일방적일 것 같던 이 대결을 한 번 해봄직한 싸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창업 전문가 집단인 액셀러레이터들이 생겨나면서 기존 인터넷 공룡들을 위협할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들이 속속 선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퓨처플레이가 세운 파운데이션엑스, `네트워크 힘` 성공비결 그대로

그 대표적인 블록체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가 파운데이션엑스(FoundationX)다. 국내 벤처업계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테크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FuturePlay)가 블록체인 분야에 특화하기 위해 자회사로 새롭게 설립한 회사다.

네이버·LG전자·SK플래닛 등 굴지의 대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받은 퓨처플레이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함께 한 70여개 스타트업 가치를 평균 4.4배 이상 성장시켰고 액셀러레이팅 이후 추가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몸값도 평균 12배 이상으로 키워냈다. 또 초기부터 성장시킨 플런티가 삼성전자에 인수되도록 하는 딜을 성사시키며 스타트업 분야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자리매김 했다. 퓨처플레이가 이처럼 탁월한 실적을 보여온 것은 네트워크의 힘이었다. 대부분의 딜 소싱이 퓨처플레이와 연결돼 있는 팀들의 소개와 추천으로 이뤄졌고 퓨처플레이가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대학, 미국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는 게 이런 네트워크 효과를 잘 입증하고 있다.

22일 역삼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황성재 대표는 파운데이션엑스가 다른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들과 차별화되는 점 역시 바로 퓨처플레이가 가진 경쟁력을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자신있게 밝혔다. 파운데이션엑스 출범을 총괄했고 현재 대표직까지 수행하고 있는 그는 퓨처플레이 파트너도 겸하고 있다. “파운데이션엑스는 후발주자에 가깝지만 진성 투자회사가 만든 첫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라고 의미를 부여한 황 대표는 “많은 자본을 투자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에게 전략적 가치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며 풍부한 비즈니스 경험이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이라는 게 굉장히 외로운 일이며 창업자로서 받는 압박감도 크다”며 “우리는 사업 선배들을 소개해주고 투자자를 유치해주는 동반자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ICO라는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이 생겨나면서 이들 스타트업 대부분 이미 충분한 자금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데 자본이 가지는 가치가 줄었고 투자의 패러다임도 바뀌었다”며 “우리 자본금으로 직접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도 있지만 그보다는 퓨처플레이와 파운데이션엑스가 가진 스타트업과 전문가 네트워크가 이들에게 더 큰 가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창업할 때 파운데이션엑스가 가진 연합(얼라이언스)에 들어와 살아있는 경험과 다양한 노드를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성공한 코인과 블록체인 네트워크, 해외 생태계 등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보단 이익 내는 디앱에 집중…“블록체인 생태계 제대로 만든다”

황 대표는 “이미 컨텐츠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스팀잇(Steemit)처럼 비트 공간 내에서 인센티브 시스템이 자발적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외부와도 연결된 관계로 확장되는 서비스가 있다”며 “플랫폼보다는 비트 영역과 실제 시장, 서비스와 연계돼 현실 이익을 만들어내는 디앱(Dapp)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들이 가지는 토큰 이코노미라는 획기적인 기능을 통해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에 대항할 수 있는 디앱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파운데이션엑스는 지난 3월 법인 설립 후 불과 넉 달 밖에 안 지났지만 이미 7개 스타트업들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4개는 황 대표 자신이 퓨처플레이에서 투자했던 곳들이다. 캐리(Carry), 마인드(Mind).ai, 크립톤(Crypton), 캠브리아(Kambria) 등에 투자했고 레이온(Rayon), 라이즈(Lyze), 캐스토(Casto), 아이스 프로토콜(Ice Protocol) 등의 사업을 함께 개발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디앱 개발회사들이다.

아울러 파운데이션엑스는 프로젝트 개발자금 조달을 위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리버스 ICO도 검토하고 있다. 단순한 사업 아이디어와 계획으로 ICO에 나서기보다는 구체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들이 리버스 ICO를 통해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얘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즉각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생태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역할까지 맡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사업 비전 역시 파운데이션엑스를 창업한 초심(初心)과 맞닿아있다. 황 대표는 창업을 결단한 배경에 대해 “ICO로 인해 달라진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 방식을 바꿔야 해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했고 그동안 투자해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AR) 등을 더 확장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었고 더 늦기 전에 블록체인 분야의 젊은 사업가들과 함께 산업과 경제 혁신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하며 향후 비전도 이 생각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하나의 도구일뿐이고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에 미쳐있진 않다”고 선을 그은 황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의 다른 혁신들과 버무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를 만드는데 주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가치있는 것이냐를 따지는 것도 오류”라며 “블록체인이라는 물감을 가지고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가 중요하며 우리가 그런 그림을 제대로 그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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