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드사 취업열기 시들해진 이유는

  • 등록 2018-09-14 오전 7:00:00

    수정 2018-09-14 오전 7:00:00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신용카드사는 결코 나쁜 일을 하지 않습니다. 소상공인 지갑에서 돈을 훔쳐오는 것도 아니에요.”

지난 10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공학관 제2세미나실. 약 20명의 취업준비생 앞에 마이크를 들고선 A카드사 인사팀 관계자는 고해성사하듯 “카드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을 잘 안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A카드사는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모집 마감을 앞두고 각 대학을 돌며 채용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흥행에 고전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뚝 떨어진 카드사의 입사 지원 열기에 인사 담당자들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지난 2014년 카드사에 첫발을 디딘 5년 차 직원 신모(31) 주임은 “2013년에도 카드사는 사양산업으로 인식됐지만 실제로 입사해보니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이라며 “하지만 올해 이후에는 어떨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채용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건 A카드사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대학가를 둘러본 다른 카드사 직원들도 싸늘한 취업 현장 분위기에 혀를 내두른다. 단기적인 실적악화는 장래 비전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중간 수수료를 착취하는 적폐세력으로 몰아가는 프레임에는 마땅히 대꾸할 방도가 없다고 한다. 젊은 카드사 직원들조차 이 같은 ‘적폐감(感)’을 이기지 못해 퇴사와 재취업을 고민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게 카드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니나다를까 A카드사 채용설명회와 같은 시간, 연세대 공학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취준생들이 북적였다. 이 학교를 졸업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 임직원들이 총출동해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세를 과시하는 모습도 대조적이었다.

물론 높은 연봉에 복리후생도 여느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 카드사들은 많은 취준생으로부터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다. 앞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사로 변신해 성공한다면 성장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뿐 아니라 지자체, 소상공인들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히는 바람에 채용시장에서도 찬밥 대우를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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