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①'국민섀딩'으로 대박난 '투쿨포스쿨', 알고 보면 PB였다

조혜신 투쿨포스쿨 공동대표 인터뷰
지난 1997년 국내 최초 화장품 편집매장 '토다코사' 출범
토다코사 내 PB로 투쿨포스쿨 론칭
'다름' 추구하며 유럽·미주시장서 인기
  • 등록 2018-10-24 오전 6:00:00

    수정 2018-10-30 오후 1:43:48

조혜신 투쿨포스쿨 공동대표가 브랜드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투쿨포스쿨은 조 대표와 심진호 공동대표가 2000년대 초반부터 운영하던 화장품 편집매장 ‘토다코사’의 자체브랜드(PB)에 뿌리를 두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2008년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2014년 롯데 ‘라코스메띠끄’, 2016년 신세계 ‘시코르’, LG생활건강 ‘네이처컬렉션’….

국내 유통·화장품 공룡들이 전개 중인 멀티 브랜드 화장품 편집매장이다. 이보다 훨씬 전 국내에 화장품 편집매장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곳이 있다. 바로 지금은 찾아볼 수 없게 된 ‘토다코사’다.

지난 2000년 서울 명동에 처음 선보였던 토다코사는 2000년대 초반 여대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여성 소비자들이 수정 화장을 위해 올리브영과 같은 헬스앤뷰티(H&B) 매장을 가지만, 2000년대 초반엔 토다코사를 애용했다.

토다코사는 의류 사업가와 화장품 사업가의 합작품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토다코사를 거쳐 현재는 ‘국민섀딩’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투쿨포스쿨’의 공동대표가 돼 있다.

토다코사의 자체브랜드(PB)에서 시작한 투쿨포스쿨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투쿨포스쿨 본사에서 조혜신 공동대표를 만났다. 1990년대 명동 일대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던 조 대표에게 화장품 편집매장을 만들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것은 마찬가지로 명동 일대에서 의류 사업을 하던 심진호 공동대표였다.

조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세포라’를 보고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도 매장 한 곳에서 여러 화장품을 다 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세포라는 루이비통 등을 전개하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매장 브랜드다. 최근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화장품 구매 경로는 지금의 형태와 사뭇 달랐다. 일명 ‘방판’이라고 불리는 방문판매가 주된 구매 경로였고, 동네 화장품 가게에 가면 유리로 된 쇼케이스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어 이를 꺼내주는 형식이었다. 지금은 흔해진 브랜드숍도 2002년 미샤가 나오기 전까진 없었다. 그런 소비 방식을 멀티 브랜드와 체험형으로 바꾼 것이 토다코사였다.

토다코사는 세포라를 벤치마킹했지만, 운영방식에선 차이를 뒀다. 세포라는 상품을 브랜드별로 진열했지만, 토다코사는 여러 제품을 상품군별로 진열했다. 다년간 한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요구를 분석한 결과였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 토다코사의 자체 브랜드(PB) 격으로 투쿨포스쿨이 세상에 나왔다. 10년 넘게 토다코사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의 정수가 집약된 브랜드였다.

투쿨포스쿨 ‘다이노플라츠’ 라인 소개 자료.(자료=투쿨포스쿨)
“우리는 달라야 한다”

토다코사는 사라졌지만, 투쿨포스쿨은 2010년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에 첫 단독매장을 내며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지난해 개별 재무재표 기준 투쿨포스쿨 매출액은 528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했다. 2013년 매출이 264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4년 만에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조 대표는 이같은 성장의 비결이 ‘다름’에 있다고 말한다.

조 대표는 “브랜드 기획 당시 신제품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화장품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믿었다”며 “예쁜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멋지고 우월한 ‘다른’ 화장품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많이 알려졌지만,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은 이름 때문에 ‘청소년용 화장품이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스쿨(School)은 국내에선 학교라는 뜻으로 주로 사용되지만, 영어권에선 ‘무리’라는 뜻으로 자주 사용된다. ‘무리 중에서 가장 멋진’이라는 뜻이다.

매장도 다르다. 투쿨포스쿨에선 매장을 ‘작업실’이라고 부른다. 마치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공방을 연상시키는 내관은 각 지점마다 다른 콘셉트로 꾸며진다.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제품 디자인이다. 예술 작품을 콘셉트로 잡은 브랜드답게, 투쿨포스쿨은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해 제품을 디자인했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건축가 겸 화가 핫토리 산도와 협업한 다이노플라츠의 경우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다 사용해도 포장을 버리지 않을 정도다. 모두 모으면 하나의 도시가 만들어져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투쿨포스쿨은 디자인을 중시 여기는 경영 철학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과 2013년 국제 디자인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진출

투쿨포스쿨은 해외 시장 공략 방식도 다른 브랜드들과 달랐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최대 수출지인 중화권 대신 유럽을 택한 것이다. 한국 브랜드 최초로 프랑스 현지 편집매장인 ‘꼴레뜨’와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입점했다.

조 대표는 “프랑스의 경우 꼴레뜨와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으로부터 먼저 입점 러브콜을 받았다”며 “일반 화장품 브랜드의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닌 브랜드의 독특한 콘셉트와 제품력이 화장품 종주국 프랑스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현재 투쿨포스쿨은 토다코사에 영감을 줬던 세포라는 물론 러시아 뷰티 편집매장 ‘레뚜알’을 비롯해 유럽과 영미권 총 2300여개 매장에 입점해있다. 올해는 남미와 오세아니아 지역 공략을 시작해 오는 11월엔 칠레와 브라질, 호주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중 호주 시드니엔 브랜드 단독 매장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투쿨포스쿨 본사에서 만난 조혜신 투쿨포스쿨 공동대표가 브랜드의 향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년이면 탄생 10주년을 맞는 투쿨포스쿨은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사진=방인권 기자)
2019년, 브랜드 출범 10주년

투쿨포스쿨은 내년이면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이를 앞두고 조 대표는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우선 연내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비건 화장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비건 화장품은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소재·원료에도 동물성 성분을 이용하지 않는 화장품을 말한다.

조 대표는 “투쿨포스쿨은 개념과 대상 소비층이 서로 다른 라인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언젠가 남성용 화장품이나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를 출시할 수도 있다”며 “향후 다른 라인들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아직 진출하지 못한 해외 여러 나라를 지속적으로 공략해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투쿨포스쿨은...

△2009년 투쿨포스쿨 론칭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편집매장 꼴레뜨 진출, 매출 250억원 돌파 △2015년 미국·캐나다 세포라 입점 △2017년 유럽 16개국·중동 5개국 세포라 입점 △매출 500억원 돌파 △2018년 미국 얼타·라일리 로즈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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