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체적으로는 지난해 10월 모바일 앱 베타 서비스 이후 바람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반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개편 이틀 후인 지난 5일 AI를 활용한 뉴스편집시스템의 일평균 페이지뷰가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AI가 이용자 개인별 취향에 맞는 뉴스시스템을 추천해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뉴스와 실검을 둘러싼 여론조작 시비에서도 다소 홀가분해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먼저 에어스 알고리즘 적용에 따른 부작용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이용자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많이 본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한결 편리해졌지만 ‘뉴스편식’에 따른 편향된 정보는 이용자의 사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최근 논란이 된 ‘연예인 마약’ ‘성추문’ 등의 뉴스에 대해 편향적인 정보만 제공한다면 연예인 집단을 마약의 온상으로 단정짓게 할 수도 있다. 흔히 스마트폰 세대라 일컫는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사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부추겨 자칫 거대한 분노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자신과 다른 시각, 다른 의견은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 들 것이다.
잦은 서비스 장애가 지금의 네이버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일 모바일 웹 개편 하루 전에는 블로그 접속이 2시간가량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과거 네이버에선 볼 수 없던 크고 작은 장애가 인력유출과 노조문제, 조직개편 등으로 어수선한 네이버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네이버의 위기는 이미 예견된 수순인지 모른다. 당장은 비만해진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작은 성공에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