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당장 리프트 상장을 앞두고 미국 시장에선 ‘닷컴 버블’이 연상된다며 기술주들에 거품이 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내기 기술주를 둘러싼 보다 근본적인 물음, 그리고 우리 한국시장에도 시사점을 주는 질문이 하나 눈에 띕니다. 바로 ‘올바른 기업지배구조란 무엇인가’란 문제입니다.
리프트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1주당 의결권 1개를 주는 A주(Class A)를 일반 투자자에게 발행합니다. 그런데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로건 그린과 존 짐머에겐 1주당 의결권 20개를 주는 B주(Class B)가 부여될 예정입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리 말로 얘기하면 ‘차등의결권’ 제도를 채택한 셈이죠.
이런 가운데 다음달 시장에 데뷔할 우버는 다른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과거 우버는 창업자 사내 성희롱 문제 등으로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리더십 위기에 빠지며 한바탕 내홍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때문에 경영자가 아무리 훌륭해도 언제까지나 그 현명함이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우버는 배운 것이죠. 그래서 우버는 지난해 조직을 재편할 때 차등을 뒀던 의결권을 동등하게 조정하는 한편 캘러닉의 지분을 거둬들였습니다. 이번 IPO에서도 우버는 1주 1의결권을 대원칙으로 세울 계획입니다.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를 통해 “통찰력과 대담성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의 존경을 받을 만 하지만, 회사의 대부분을 대중에게 파는 이상 주주들의 개입 없이 회사를 영원히 운영하도록 둬선 안된다”며 “공공의 소유는 공공의 책임을 의미해야 한다”며 리프트의 차등의결권 도입을 비판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오가고 있는 일련의 지배구조관련 논의들은 최근 지배구조문제로 핫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