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험 3건중 1건 2년 이내 해지…"먹고살기 어려워졌다"

보험업계, 해약 환급금 규모 전년대비 10%대 증가
작년 상반기 생보사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 67.6%
"원금 손해 알지만 보험료 납입 어려워 해지"
  • 등록 2019-02-25 오전 6:00:00

    수정 2019-02-25 오전 9:07:30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직장인 김선율(34)씨는 2년전 가입했던 종신보험을 최근 해지했다. 해지시 해약환급금이 원금의 절반도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당장 경제적 여유가 없는데다 대출금 상환과 자녀 양육비 등을 생각하면 앞으로 18년간 보험료를 더 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장기보험을 깨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중도 해지시 원금 손실 등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기준 전체 생보사의 해약 환급금은 23조6767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0조1324억원과 비교해 17.6% 증가했다. 가입자가 보험료를 제때 못 내 보험 계약이 해지돼 지급하는 효력상실환급금도 1조59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1% 증가했다.

2년 이상 보험계약 유지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생보사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은 2017년 상반기 69.8%에서 지난해 상반기 67.6%로 하락했다. 25회차 유지율은 보험에 가입한 뒤 25개월째 보험료를 낸 비율이다. 장기보험 3건 중 1건은 2년 이내 해지하는 셈이다. 특히 작년 상반기 13회차 계약유지율이 81.2%였던 것을 고려할 때 장기보험 가입자 100명중 13~14명은 1년 넘게 유지한 보험을 해약했다는 얘기다.

손해보험업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장기 보험을 해약해 내준 환급금은 작년 10월 누적기준 9조748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조7571억원 보다 11% 넘게 늘었다.

손보사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도 2017년 상반기 72.6%에서 작년 상반기 69%로 3% 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지율 지표의 경우 설계사 신뢰성 지표로 많이 활용하지만 25회차 유지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지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생명보험협회가 발표한 ‘제15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35.6%)’, ‘납입 기간이 너무 길어서(32.6%)’ 등을 꼽았다.

최근 장기보험 계약을 해약한 김씨는 “손해를 감수하고 보험을 깨는 사람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먹고살기 어려워졌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장 한 푼이 아쉬운 데 장기적인 위험을 대비할 여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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