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방관 국가직 전환 발목잡은 야당

  • 등록 2018-12-07 오전 6:00:00

    수정 2018-12-07 오전 6:00:00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했던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법안이 여야간 정쟁 탓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지난 28일 소방청은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소방공무원 신분 국가직화가 상정될 예정이라며 적극 취재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기자들에게 보내왔다. 특정 일정을 개별 문자로 보내온 건 그만큼 내부에서도 통과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이날 관련 법안들은 여야 심사를 마쳤지만 ‘정족수 미달’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최종 의결에 이르지 못했다. 소위 위원 10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야당 의원들이 줄줄이 자리를 뜬 탓에 투표 자체가 무산됐다.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도 강조해왔던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 대해 여야 모두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야당이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여당의 ‘입맛’대로 내줄 수 없다는 정치적 계산아래 일부러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정부부처 한 공무원은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은 대통령과 총리, 장관까지 나서 거듭 강조했던 사안이고 야당 역시 별다른 이견이 없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었다”면서 “딴지를 걸기가 애매하니 일부러 자리를 떠 의도적으로 정족수 미달을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이달 중 임시 소위가 열려 법안 통과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지만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올해를 넘긴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지방직인 소방관은 지자체의 재정상황에 따라 모든 게 결정돼 시도별 편차가 크고 지자체에 따라 고질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린다. 인력도 없는데 복지가 좋을리 만무하다.

실제 지난해 건강이상을 호소한 소방관은 전체 62.5%에 달했지만 제대로 된 치유센터 하나 없는 현실이다. 이들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인력과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전국 어느 곳에서나 균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은 없다.

국민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불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건 시급한 현안이다. 더이상 당리당략과 정쟁에 의해 희생되는 ‘힘 없는’ 현안들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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