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가 휴대전화 쓰면 정말 '당나라' 군대 될까

  • 등록 2019-01-19 오전 5:00:00

    수정 2019-01-19 오전 5:00:00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해 3월 강원도 한 부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지원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방부의 병사 휴대전화 사용 허용 방침에 대해 “당나라 군대 된다”며 우려를 표한 것과 관련, 국방부가 유감을 표했다.

국회 국방위원인 하 의원은 17일 국방부의 병 휴대전화 사용 방침을 반대하며 “군대가 당나라 군대가 된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 의원은 병들이 일과 후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면 “폰게임으로 날밤을 샐 것”이라며,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휴대전화 사용의 진정한 취지를 이해하기보다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발언을 했다”며 하 의원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하 의원 주장과 달리 병사들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삼던 종전 관점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부여하면 책임도 그만큼 따라온다는 것이 국방부 설명이다.

그렇다면 하 의원 주장대로 병사들이 일과가 끝난 뒤 휴대폰을 자유롭게 쓰는 군대는 정말 규율 없는 ‘당나라’ 군대가 될까. 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인정해주는 주요 선진국 사례를 보면 이는 틀린 말이다. 병이 휴대전화를 쓴다고 당나라 군대라면, 당장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군부터 당나라 군대가 되기 때문이다.

2014년 국방부가 재외공관 무관부를 통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주요선진국 등이 포함된 26개국에서 병들의 휴대폰 사용을 허용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스웨덴, 폴란드, 남아공, 이라크, 필리핀, 말레이시아, 일본,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멕시코 등 15개국은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고, 독일, 파키스탄, 대만, 러시아, 페루, 싱가포르 등 6개국은 제한적으로 사용을 허용한다.

이 가운데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은 일반적으로 전세계 군사력 순위 상위 10위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평가되는 군사 강국들이다. 애초에 국방부가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도 이처럼 선진국 군 사례를 통해 병들의 책임성을 신뢰할 만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 하 의원 발언에 유감을 표한 국방부 관계자는 휴대전화 사용 시범 적용 중인 부대를 언급한 뒤 “병사 스스로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보안규정을 위반해서는 안 되겠다는 의식을 많이 가진다. 내가 잘못 쓰면 다른 친구도 못 쓴다는 게 확대돼서 좋고 잘 돼 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범운영 결과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방종한 사용 행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국방부 설명이다. 그럼에도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는 구시대적 논리로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면 이는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현역병들의 자기절제력을 과도하게 폄하하는 행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한편 국방부는 이같은 시범적용을 4월부터 전 부대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후 3개월의 시범운영을 거쳐 빠르면 7월 제도를 완전히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평일 일과 이후인 오후 6~10시, 휴일은 오전 7시~오후 10시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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