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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LG전자는 창립 60주년이었던 지난해 연간 매출 매출액 61조 3399억원, 영업이익 2조7029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매출 6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은 2017년(61조 3963억원), 영업이익은 2009년(2조 8855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LG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트윈워시’ 세탁기와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 혁신 가전도 시장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눈부신 성과를 거둔 LG전자의 주가는 2018년 1분기에 11만원을 넘어섰지만 4분기엔 5만원 대로 반토막 났습니다. 현재도 6만원 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들을 놓고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해석은 조금 달라집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불과 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나 급감했습니다. 잠정실적만 발표한 상태라 사업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3000억~40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5분기 연속 적자도 확실시 됩니다.
스마트폰 사업은 LG전자에겐 유독 아픈 손가락입니다.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고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기 전까지는 휴대전화 사업은 LG전자의 효자 중에 효자사업이었습니다.
피처폰이 주류였던 시절 LG전자의 대표작이었던 ‘초콜릿폰’은 텐 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 반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도래한 2010년부터 LG전자는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2년 연속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냅니다. 위기의 순간, LG전자는 2012년 ‘G시리즈’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2014년 출시한 ‘G3’가 500만대 이상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MC사업본부는 그해 3161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회복합니다.
LG전자는 G3의 성공을 기반으로 ‘차별화’에 방점을 찍으며 과거 피처폰 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2015년 ‘G4’를 내놓습니다. 이 제품은 후면에 6가지 색상의 천연 가죽 커버를 도입했습니다. 또 그해 사운드 기능을 강조한 ‘V시리즈(V10)’도 하반기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기대에 비치지 못했습니다. MC사업본부는 15분기 연속 적자의 시작점이 된 2015년 2분기, 192억원 영업손실을 입었고 그해 1196억원의 손해를 보고 맙니다.
다음해 인 2016년, LG전자는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그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에서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G5’를 공개했습니다. 다양한 기능의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큰 주목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제품 품질 논란 등을 겪으며 판매 부진을 겪습니다. 2016년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10배가 넘는 1조 2181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미스터 세탁기’로 불리며 H&A사업본부를 세계 1위로 올려놓은 조성진 부회장이 단독 CEO로 취임한 2017년, LG전자는 기본기에 충실한 품질 좋은 제품으로 스마트폰 사업의 방향을 전환합니다.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그 해 3월 조기 출시한 ‘G6’는 시장 반응이 호의적이었고 1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도 2억원에 그치며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2분기부터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적자폭이 1000억원을 넘어서며 2017년 한해에도 736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고 구본무 LG회장은 1995년 취임사에서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왔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고 저력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새해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도 15분기 연속 적자에서 멈추고 화려하게 부활하는 전통과 저력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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