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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발단은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다. 그러니까 아시아나항공을 팔 생각이 전혀 없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5일 매각을 결단하까지 불과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지난 10일이다. 매각만은 피하려던 박 전 회장이 결국 매각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신호가 이때 채권단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금호 측은 충격에 빠졌다. 그룹 경영진은 비상경영위원회를 열고 방안을 찾았다. 하지만 그 이후 금호 측은 채권단과 물밑 접촉을 하면서,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의중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며 그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현실을 절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채권단이 11일 공식 자료를 통해 유상증자를 언급한 것 자체가 매각 수순을 의미했던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 이후 채권단과 금호 양측 실무자급이 릴레이 협상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안을 구체화한 게 지난 주말이다. 박 전 회장도 그 과정에서 결단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이번 정부의 대기업 구조조정 원칙론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등 굵직한 매물들을 일사천리로 처리한데 이어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주도하면서, 구조조정 속도전을 또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