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슬기로운 투자생활]코로나가 흔드는 日 오피스 리츠 시장

후지쯔 등 전면 재택근무 도입…변화하는 오피스시황
日, 시부야 공실률 증가…오피스 리츠 '비실'
  • 등록 2020-07-07 오전 5:30:00

    수정 2020-07-07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람들에게 몇가지 깨달음을 줬습니다. 그 중 하나가 꼭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19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회사들이 깨달음을 얻고 사옥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고 있는데요, 이같은 흐름이 오피스 리츠(Reits) 시장으로까지 파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본 컴퓨터 업체 후지쯔는 일본 내 그룹회사를 포함해 오피스 공간을 2023년 3월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6일 발표했습니다. 후지쯔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약 8만 5000명의 사원들로 하여금 재택근무를 장려했었는데, 이젠 원칙적으론 모두 재택근무를 하게끔 만들겠단 겁니다. 후지쯔는 공장을 제외하고 오피스에 출근하는 사원을 평소의 25%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후지쯔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보조금으로 월 5000엔을 지급하는 한편, 임차 중인 오피스 몇 곳을 비워 비용을 절감할 예정입니다.

최근 재택근무를 연장하고 나선 건 비단 후지쯔 뿐만이 아닙니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급하게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일상화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역시 마찬가지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는 지난달 21일 향후 5~10년 내에 4만 5000명의 페이스북 임직원 중 절반이 원격근무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IT 업체가 가장 먼저 나서긴 했지만 금융업체 마스터카드 역시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될 때까지 전세계 지사 직원들의 재택 근무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말하기도 했죠.

문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오피스 시장에 미칠 파급력입니다. 일본 도쿄 오피스 시장의 바로미터가 되는 시부야의 오피스 시장은 벌써 흔들리고 있습니다. 시부야에는 IT 벤처업체들이 집중돼 있는데요, 보통 오피스 시황의 변화를 미리 보여주기 때문에 오피스 시장의 바로미터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이 시부야의 오피스 공실률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5월 신축·구축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2.55%로, 전월 대비 0.3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는 2016년 1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악화된 수치입니다.

오피스 시황의 경우 한 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급격히 나빠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본의 도심 5개구(치요다·츄오·미나토·신쥬쿠·시부야)의 공실률은 2007년 말 3% 미만에서 2009년 9월 8% 가까이까지 급증한 바 있죠.

코로나19 와중에도 많은 이들은 “질병이 조금만 잡혀도 다시 출근시작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습니다. 윗사람들은 아랫사람의 근태를 직접 보고 싶을 테고, 아랫사람 입장에서도 출근해서 일하는 게 능률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서죠. 그러나 코로나19는 예상 외의 강제적 재택 실험을 도입했고, 생각보다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예상 외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가장 큰 오피스 리츠인 닛폰빌딩펀드(Nippon Building Fund)는 올 초 89만엔까지 주가가 올랐으나, 현재는 65만엔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한 때 55만엔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 전고점 수준에는 턱도 없는 셈이죠. 닛폰빌딩펀드의 주가 흐름이 어쩌면 코로나19 이후의 오피스 리츠의 앞날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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