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도크…조선업계 하반기 최소 5000명 짐 싼다

칼바람 다시 부는 조선 ‘빅3’
수년째 수주절벽 여파로 일감절벽
업황 살아났지만 정상화까지 먼 길
3만6400명 중 14% 구조조정 예상
‘임금 올려달라’…임단협도 난제
  • 등록 2018-07-03 오전 7:11:00

    수정 2018-07-03 오전 7:11:00

조선 빅3사에서 올 하반기 예상 실직자 수만 5000여명에 달한다. 중견중소조선사, 사내 협력업체 감축 예상 인원까지 포함하면 약 2배에 달할 전망이다. 사진은 미세먼지에 덮여있는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사진=연합뉴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업황 난조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또 한 차례 인력 칼바람이 불 조짐이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 상승과 신조선가 증대 등으로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3년여간 수주량 증가가 수주잔량 감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감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일감 부족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인력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해양공장 가동 중단…자구안 맞춰 구조조정 숙명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조선 3개사에서 올 하반기 예상 실직자 수만 50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이들 3개사의 총 종업원 수를 합친 3만6400여명의 14%가 넘는 수치다. 특히 중견·중소조선사와 사내 협력업체 인원까지 포함하면 하반기 인력 감축은 약 2배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해양산업본부의 임원 수와 조직 감축에 들어갔다. 2014년 11월 이후 4년째 신규 해양플랜트 일감을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면서 해양사업본부 공장을 8월부터 가동 중지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조치다. 울산 해양공장의 가동 중단은 1983년 별도로 준공된 이후 3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중공업은 10여명의 해양사업본부 임원 중 3분의 1을 줄이는가 하면 일부 조직도 통폐합했다. 설치나 사후관리(AS) 등 잔여공사 수행조직과 향후 있을 수주에 대비한 지원 조직만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정규직 2600여명과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3000명 등 총 5600여명에 이르는 해양사업본부 인력 대부분은 일손을 놓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들 중 일부는 조선사업부로 전환 배치되겠지만 남는 유휴 인력은 순환휴직 등의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 측의 얘기다.

강환구(왼쪽부터) 현대중공업 대표는 최근 담화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경영위기를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은 비용 절감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사업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고,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자구안 계획을 착실히 이행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최대 2000명의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내놓은 자구안에서 전체 인력 1만4000여명의 30%(4200여명)을 2018년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올 1분기 기준 현재 삼성중공업의 임직원은 1만600여명으로 연말 이전께 희망퇴직 등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 역시 최대 1000여명의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자구안에 따르면 올해 전체 직원수를 900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3월 기준 직원수는 약 1만여명으로, 연내 1000명 정도 더 감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2020년 3분기까지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면서 “3분기 말이나 4분기쯤 올해 수주 상황과 시황 등을 감안해 인력 조정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뒤로 미뤄놓은 상황이다.

◇경영 정상 궤도 올라서도…업계 “인력 감축할 것”

그러나 조선업계는 향후 조선 3사의 경영 상황이 정상 수준에 오르더라도 수주잔량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지속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간 임단협(임금·단체협상) 리스크와 신규 수주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조선 3사 모두 임단협은 부담이다. 회사는 기업의 생존만을 강조하고 있고,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올 한해 그 어느 해보다 난항이 예고 돼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사 간 대립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감은 또 다른 경영의 불안 요소로 작용해 결국 인건비 축소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싱가포르 등의 저가 공세에 따라 고정비 절감도 절실하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경영위기를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은 비용 절감밖에 없다”며 “고정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말고는 3분의 1 수준의 인건비로 공격해오는 중국·싱가포르 업체를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대우조선은 글로벌 조선업계의 어려운 시황 등에 따라 사업을 축소하기로 한 상태다. 실제 대우조선은 지난해 11조1018억원이던 매출을 장기적으로 7조∼8조원 규모로 줄인다는 복안이다. 이로 인해 인력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조선사의 지상최대 과제가 됐다”면서 “업황이 개선되고, 실적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도 조선사들은 인력 감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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