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핸드볼 남북단일팀 '용어 서로 달라도 마음으로 통했죠'

  • 등록 2019-01-22 오후 5:48:46

    수정 2019-01-22 오후 5:48:46

조영신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 남북단일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딛고 하나로 뭉쳤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사상 첫 남자 핸드볼에서 남북 단일팀이 성사됐다. 남북은 독일과 덴마크가 공동 개최 중인 제26회 세계남자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 서로 힘을 합쳤다.

단일팀은 남측 선수 16명에 리영명, 리성진, 박종건, 리경송 등 북측 선수 4명이 함께 팀을 이뤘다. 세계 정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하위권인 22위에 머물렀지만 성적과 상관없이 남북이 하나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단일팀 대 개최국 독일의 대회 개막전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직접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단일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기까지는 조영신(상무) 단일팀 감독의 노고가 컸다. 지난달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합동 훈련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조영신 단일팀 감독은 북한의 핸드볼 실력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조영신 감독이 베를린에서 사용한 수첩에는 처음 보는 용어들이 여기저기 메모 돼 있다. 북측 선수들을 지도하기 위해 신명철 코치와 북측 선수들에게서 배운 단어를 수시로 메모했다.

조영신 감독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요즘 북측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은 배구, 탁구 등이었다. 별다른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데다 야외에서 공간 확보도 편리하고 신체가 부딪히지 않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핸드볼은 ‘송구’라고 한다. 배구, 탁구 등에 비해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공간 확보가 어렵고 필요한 선수 수가 많기 때문이다.

북측 핸드볼은 일반 지역팀 5개와 대학 체육단 팀 2개 등 총 7개 팀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1년에 약 4회 정도의 대회를 개최한다. 최강 팀은 이번 단일팀에 합류한 신명철 감독이 이끄는 용남산 체육단이다. 2위가 황해남도 례성강 지역팀, 3위는 김책체육단, 4위는 함경북도 관모봉 지역팀이었다.

남과 북의 용어 차이도 컸다. 남측은 피봇, 라이트윙, 레프트윙, 레프트백, 센터백, 라이트백, 골키퍼 등 대부분 영어로 포지션을 표현한다. 반면 북측은 중앙 공격수, 우측 공격수, 좌측 공격수, 좌내 공격수, 중심 공격수(조직자), 우내 공격수, 문지기 등 순우리말로 포지션을 부른다. 그밖에 패스는 연락, 수비는 방어, 슈팅은 던져 넣기, 패스한 볼 잡기는 연락 잡기로 나타냈다. 유일하게 같이 사용하는 용어는 ‘공격’ 뿐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물론 북한 선수들도 영어 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북측 리영명은 대회 기간 동안 “처음에는 훈련 중 영어 용어가 나와서 못 알아들었으나 서로 알아가면서 맞췄다”고 털어놓았다.

조영신 감독은 “종목 이름부터 차이가 나지만 말이 통하고 영리한 친구들이다 보니 금세 알아차리고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북측 신명철 코치를 비롯해 모든 코치진과 함께 대화하며 운영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신 코치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기 생각을 얘기하고 많은 정보를 준다. 큰 어려움 없이 이끌어가고 있다”고 밝힌 뒤 “다만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없다 보니 적응기간이 좀 필요하다.

조영신 감독은 북한 선수들 기량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북측 선수들의 경기력을 보면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체력이나 기본기는 기대 이상”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없다 보니 적응기간이 좀 필요하다. 하지만 북측 선수들의 경기력을 보면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체력이나 기본기는 기대 이상”이라고 칭찬했다.

조영신 감독은 “경기 운영이나 팀 플레이, 패턴 플레이 등이 생소하다 보니 남측 선수들이랑 합을 맞춰 경기할 때 어려운 점은 있다”며 “북측의 모든 멤버가 온 것이 아니라 (4명을) 선발해서 왔기 때문에 팀플레이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북측에선 팀보다 개인플레이 위주로 경기가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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