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이미자 "'천박하다' 꼬리표에도 잘 지탱해 왔다"

60주년 기념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
3대 히트곡 금지곡 지정 때 가장 힘들어
"전통가요 내가 세상에 없어도 남아 있어야"
  • 등록 2019-02-21 오후 3:39:33

    수정 2019-02-21 오후 3:39:33

이미자(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60년이 흐르고 나니 지금까지 잘 절제하면서 지탱해왔구나 생각이 듭니다. 자부심까지 갖게 됩니다.”

‘국보급 가수’ 이미자가 데뷔 60주년을 맞아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미자는 21일 서울 중구 소공로 조선호텔에서 열린 60주년 기념 음반 및 신곡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1960년대 초 ‘동백 아가씨’가 히트하면서 가장 바쁘고 기뻐야 했을 때 항상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이미자의 노래는 질이 낮다, 천박하다, 상급 클래스 사람들에게는 창피하다, 술집에서 젓가락을 상에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었다”며 “소외감에서 힘들었고 발라드 풍 노래로 바꿔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참고 견뎌왔다”고 말했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소녀는 어느새 팔순을 앞에 둔 나이가 됐다. “이 자리에 온 기자들의 부모님들, 대한민국 모든 분들의 부모님들의 사랑이 컸기에 제가 이 뜻깊은 자리를 갖게 됐다”는 말에서는 연륜이 전해졌다. ‘서울의 아가씨’(63년), ‘동백 아가씨’(64년), ‘흑산도 아가씨’(65년), ‘섬마을 선생님’(66년), ‘빙점’(67년), ‘여자의 일생(68년), ’기러기 아빠‘(69년), ’아씨‘(70년), ’못잊을 당신‘(71년), ’여로‘(72년), ’낭주골 처녀‘(73년), ’정든섬‘(74년), ’안오실까봐‘(75년), ’모정‘(78년), ’노래는 나의 인생‘(89년) 등 히트곡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 이미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960년대 힘들고 배고팠던 시기부터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애환, 아픔을 담은 노래들로 그들을 위로했던 게 이미자였다.

“60년 동안 정말 보람된 일도 많이 있었지만 힘들고 어렵고 견디기 힘든 시기가 더 많았습니다.” 이미자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자신의 3대 히트곡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가 1968년 모두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때를 꼽았다. 이미자는 “35주간 KBS 차트 1위를 했던 곡이 한순간에 차트에서 사라졌고 무대도 할 수 없었다”며 “목숨이 끊어지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 시기를 견뎌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팬들이었다. 금지곡으로 지정된 노래들을 팬들은 한사코 불러줬고 그 힘으로 버텼다고 했다.

이미자는 60주년을 맞아 신곡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가 포함된 기념 음반을 발매한다. 50주년 기념곡 ‘내 삶의 이유 있음을’ 발매 이후 10년 만의 신곡이다. ‘역사의 뒤안길을 함께 걸으며 동백꽃도 피고 지고 울고 웃었네. 내 노래 내 사랑 내 젊음 다시 만날 수는 없어도 나 그대와 함께 노래하며 여기 있으니 난 행복해요’라는 가사에는 가수로서 이미자의 역사와 마음이 담겼다.

이미자는 이번 앨범을 3장의 CD로 구성했다. CD1은 ‘감사’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주제가, 대곡, 기념곡이라고 생각되는 노래들, CD2는 ‘공감’을 주제로 ‘동백 아가씨’부터 자신의 원조가 되는 전통가요들을 담았다. CD3은 ‘순수’을 주제로 사라져가는 전통가요들을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CD 한장당 20곡씩 총 60곡이 담겼다.

이미자는 특히 CD3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자는 “한국 대중음악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은 나라 잃은 설움, 배고픈 설움, 시련과 한의 위안이 됐다. 그 고마운 노래들이 사라져가는 것은 우리 가요의 뿌리가 사라져 가는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요즘 서구풍 노래에 우리 가요가 파묻힌다. 가사는 슬픈데 슬픈 표정도 없이 가슴 아픔을 전달하지 못한다”며 “가사와 감정이 가장 잘 전달되는 노래가 우리 가요라고 생각한다. 내가 세상에 없어도, 수십년이 흘러도 그 뿌리가 남아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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