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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가수’ 이미자가 데뷔 60주년을 맞아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미자는 21일 서울 중구 소공로 조선호텔에서 열린 60주년 기념 음반 및 신곡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1960년대 초 ‘동백 아가씨’가 히트하면서 가장 바쁘고 기뻐야 했을 때 항상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이미자의 노래는 질이 낮다, 천박하다, 상급 클래스 사람들에게는 창피하다, 술집에서 젓가락을 상에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었다”며 “소외감에서 힘들었고 발라드 풍 노래로 바꿔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참고 견뎌왔다”고 말했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소녀는 어느새 팔순을 앞에 둔 나이가 됐다. “이 자리에 온 기자들의 부모님들, 대한민국 모든 분들의 부모님들의 사랑이 컸기에 제가 이 뜻깊은 자리를 갖게 됐다”는 말에서는 연륜이 전해졌다. ‘서울의 아가씨’(63년), ‘동백 아가씨’(64년), ‘흑산도 아가씨’(65년), ‘섬마을 선생님’(66년), ‘빙점’(67년), ‘여자의 일생(68년), ’기러기 아빠‘(69년), ’아씨‘(70년), ’못잊을 당신‘(71년), ’여로‘(72년), ’낭주골 처녀‘(73년), ’정든섬‘(74년), ’안오실까봐‘(75년), ’모정‘(78년), ’노래는 나의 인생‘(89년) 등 히트곡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 이미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960년대 힘들고 배고팠던 시기부터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애환, 아픔을 담은 노래들로 그들을 위로했던 게 이미자였다.
이미자는 60주년을 맞아 신곡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가 포함된 기념 음반을 발매한다. 50주년 기념곡 ‘내 삶의 이유 있음을’ 발매 이후 10년 만의 신곡이다. ‘역사의 뒤안길을 함께 걸으며 동백꽃도 피고 지고 울고 웃었네. 내 노래 내 사랑 내 젊음 다시 만날 수는 없어도 나 그대와 함께 노래하며 여기 있으니 난 행복해요’라는 가사에는 가수로서 이미자의 역사와 마음이 담겼다.
이미자는 특히 CD3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자는 “한국 대중음악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은 나라 잃은 설움, 배고픈 설움, 시련과 한의 위안이 됐다. 그 고마운 노래들이 사라져가는 것은 우리 가요의 뿌리가 사라져 가는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요즘 서구풍 노래에 우리 가요가 파묻힌다. 가사는 슬픈데 슬픈 표정도 없이 가슴 아픔을 전달하지 못한다”며 “가사와 감정이 가장 잘 전달되는 노래가 우리 가요라고 생각한다. 내가 세상에 없어도, 수십년이 흘러도 그 뿌리가 남아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