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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간 숨가쁘게 달렸던 코스피는 랠리가 끝난 뒤 기세가 한풀 꺾여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난 17~18일 이틀간 연속 하락했던 코스피는 19일에서야 소폭 반등하며 2216.15로 장을 마감했다.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밸류에이션 부담, 원·달러 환율의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차익 매물이 대거 등장한 탓이다.
코스피가 하락반전했던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외국인은 115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기관도 92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548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간 개인의 순매수 상위에 오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롯데케미칼(011170), LG화학(051910), CJ제일제당(097950) 등이었다.
앞으로 코스피의 방향성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협상의 합의 가능성이 커진 데다, 경기 반등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대외 여건은 여전히 우호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하향 조정,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 등 불안요인도 그대로 남아 있어 최장 랠리를 견인했던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컨센서스가 아직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의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실적 시즌에 대한 경계심이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에도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0.98%, 0.52% 낮아졌다. 전체 26개 업종 가운데 21개 업종에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그 결과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 수익비율(Fwd PER)은 11.17배로 상승, 금융위기를 겪였던 201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그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경민 연구원은 “1분기 실적시즌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스피 반등에 대한 기대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단기 숨고르기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며 “그간 누적됐던 상승피로 해소과정이 일정수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이 제시한 다음주 코스피 지수 예상밴드는 2180~2230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