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줄이고 노동시장서 역할 늘려야…가볍고 빠른 정부 필요”

[인터뷰]‘국회 싱크탱크’ 박진 국회미래연구원장
내년 총선 앞두고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민간에 돈 주며 규제하는 부처 줄여야”
“복지·치안·노동개혁·정책조정 늘려야”
  • 등록 2019-02-13 오전 6:00:00

    수정 2019-02-13 오전 6:40:10

박진 국회미래연구원 원장. △1964년 출생 △서울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 입사(1992년)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 행정개혁팀장(계약직 과장·1998~2001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안민정책포럼 회장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2001년~) △국회미래연구원장(2018년~)[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최훈길 이승현 기자] “민간에 돈을 나눠주면서 규제하는 정부 기능을 줄이고 복지·치안 기능을 늘려야 합니다. 그런 다음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공무원을 대이동해야 합니다.”

박진(사진·55) 국회미래연구원장은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정부의 경제 관련 기능을 대폭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국가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작년 5월 출범한 국회의장 직속 싱크탱크다. 연구원은 정부조직 개편안 등을 담은 ‘국가장기발전전략’ 종합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문재인정부 하반기에 ‘국회발(發) 정부개혁’ 논의 물꼬를 트겠다는 게 박 원장의 구상이다.

◇내년 초 ‘국가장기발전전략’ 발표…“국가체제 개편”

이미 종합보고서는 기획안대로 순조롭게 작성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연구원은 세계적 인용 색인 데이터베이스(DB)인 스코퍼스(SCOPUS)에 등재된 지난 10년 치 논문에서 ‘미래’(future) 키워드 약 20만개를 분석했다. 이어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13대 분야를 선정했다. 이는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북한, 국제정치, 식량·수자원, 정주 여건, 인구·사회, 정치·행정, 경제, 사람,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우주기술(ST)이다.

13대 분야별 미래예측과 개혁과제가 종합보고서에 담기게 된다. 정부조직 개편안은 국가체제 개편 취지로 종합보고서 개혁과제에 포함될 예정이다.

박 원장은 “정부가 그만 할 일과 더 할 일부터 규정하자”며 정부개혁을 강조했다. 박 원장이 밝힌 ‘그만 할 일’은 민간 기업에 정부 예산을 쏟는 일이다. 그는 “정부는 돈을 나눠주면서 규제를 유지하고 관(官)의 힘을 키운다. 고위공무원은 퇴직 후 자리도 보장받는다”며 “이런 정부 개입이 커질수록 시장과 불협화음이 생기고 신속한 정책 결정이 힘들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이 지적한 ‘정부가 더 할 일’은 사회통합·질서유지·정책조정 기능이다. 복지, 치안, 사회적 갈등 조정 역할을 더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민간에 맡겨 놓을수록 잘 되는 상품·자본·외환시장의 경우 규제를 풀고 정부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며 “오히려 정부는 일자리, 노동개혁 등 정책조정이 필요한 노동시장 쪽에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공무원 증가 규모가 이명박, 박근혜정부 때보다 많았다. 정원은 국가직, 지방직 공무원을 모두 더한 규모. 증감 규모는 전년 대비. 단위=명.[출처=행정안전부 2018 행정안전통계연보]
이 같은 개편안이 현실화되면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등 산하기관이 많은 경제부처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 국방부·경찰청·소방청, 국무조정실 기능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소속 정당연구소와 공동연구 보고서를 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부처별 평가도 진행한다. 부처별로 발표하는 중장기발전계획이 제대로 짜였는지 연례 평가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원장은 “행정부가 법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중장기 계획이 약 500개에 달하는데, 부실하게 작성되거나 제대로 된 점검도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국가 미래가 제대로 가려면 행정부 계획부터 제대로 세워야 한다. ‘미래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해 행정부를 긴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文정부, 유연하고 신속한 정부 돼야”

박 원장은 이 같은 정부개혁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에는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정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작년에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13대 분야’ 주제로 연구용역을 진행했는데, 한국의 미래가 암울했다”며 “미래를 바꾸려면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부터 변화해야 미래의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이 맞지만 수단이 옳았는지 끊임없이 생각했어야 했다. 최저임금 등 소득주도성장의 수단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유연성, 신속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집착해 정책을 결정하는데 시간을 끌지 않았으면 한다. 유연하고 신속한 정부가 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미래연구원은 이르면 이달부터 13개 부문별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이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13대 분야, 65개 이슈를 선정했다. 연구원은 세계적 인용 색인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퍼스(SCOPUS)에 등재된 지난 10년치 논문 등에서 ‘future(미래)’ 키워드 약 20만개를 분석했다. 이어 전문가 조사 등을 거쳐 이를 선정했다.[출처=국회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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