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이미지의 금융과 밝고 귀여운 캐릭터가 만났다. 키덜트(Kidult·어린이를 뜻하는 ‘키드’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의 합성어)가 주요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캐릭터 컬래버레이션(협업) 열풍이 은행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비슷비슷한 금융상품을 캐릭터 디자인으로 차별화해 유스(Youth )·키덜트 고객층을 끌어모으는 한편 젊고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아이도 어른도 캐릭터 금융상품에 손길
KB국민은행의 뽀로로 캐릭터 통장과 KEB하나은행의 포켓몬 캐릭터 통장 등 앞서 은행권의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은 어린이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최근 키덜트문화 확산에 따라 성인 고객층까지 타겟을 확대해가고 있는 모양새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12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제휴 협약을 체결해 디즈니와 마블 콘텐츠를 활용한 체크카드 시리즈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출시된 체크카드 디자인은 총 5종으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 디자인의 마블 체크카드와 통장, 디즈니 미녀와야수 체크카드와 통장 등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며 “월트디즈니의 제휴로 향후 5년간 캐릭터의 폭을 확대해 새로운 상품과 프로모션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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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신이ㆍ한이ㆍ써니, KB국민은행의 깨비ㆍ별비ㆍ리브와 친구들, IBK기업은행의 기은센 등 시중 은행들은 자사 캐릭터의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3일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의 캐릭터 3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기존의 올리(아기공룡), 원이(어미새)에 단지(돼지), 달리(강아지), 코리(코끼리) 3종 캐릭터를 더했다. NH농협은행의 젊고 친숙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캐릭터를 활용한 TV광고와 카카오톡 이모티콘, 인형 등 캐릭터 마케팅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5만명 한정으로 무료 배포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약 10일만에 동나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은 편이다. NH농협은행은 캐릭터 마케팅 확대를 위해 삼성 테마스토어에서 ‘올원뱅크 테마’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올원뱅크 관계자는 “올해 삼성 테마스토어에서 베트남 버전 ‘올월뱅크 테마’도 출시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캐릭터 마케팅을 활발히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